천 냥 빚도 갚는 우리말 예절/충북대 조항범 교수
<"버금가다'가 일등과 맞먹을 수는 없다>
"버금가다"는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 란 뜻이다. 그런데 같은 수준이다".
"동등하다"란 의미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있다.
"제주도, 하와이 버금가는 관광 도시로 개발"이라는 말이 그런경우다. 본래
의도는 제주도를 하와이와 같은 수준의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것이지만,
문맥상으로는 제주도를 하와이 다음가는 수준의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미가
되고 만다. "금메달 버금가는 은메달"도 마찬가지다. "금메달"에 맞먹는
"은메달"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지만, 문맥상으로는 단순히 금메달
다음가는 은메달이라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버금가다"는 "버금"의 의미만 제대로 알면 잘못 쓸 이유가 없는 단어다. "버금"은
"그는 선거를 했다 하면 버금이었다". "우리 가운데 그가 버금으로 힘이 세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버금의 위는 "어금"이다. "어금니", 어금지금하다(서로 엇비슷
하여 정도나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의 "어금"이 바로 그런것이다.그런데
어금은 현재 잘 쓰이지 않고 이를 "으뜸"이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경연(競演)따위서 주는 첫째가는 상을 "으뜸상"이라 하고, 으끔에
다음가는 상을 "버금상'이라 한다. "버금"이 "으뜸"의 다음이니 "버금가다"가
" 으뜸가다"의 다음이 되는것은 당연하다.
<"꾸중도 칭찬처럼 들리게 하라">
꾸중은 참 듣기 싫은 소리중 하나다. 잘못을 저질러서 마땅히 듣는 것이지만,
혼이 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꾸중은 세상살이에 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꾸중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꾸중을 칭찬이나
격려처럼 들리게 하는 것도 요령이다. 무턱대고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긍적적인 면을 부각시킨 뒤에 잘못을 따끔히 지적하고, 이어서 좋은 말로 끝을
맺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지각을 자주 하는 직원에게 "홍길동씨 처럼 유능한 직원이 왠일이야.
작은 지각은 곤란하지. 지각을 하면 당신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니야. 회사도
손해를 봐. 잘해 보자고" 하면서 달래면 그 직원은 몸둘 바를 모를 것이다.
부하직원이 작성한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김 대리, 이 부분은 참
아이디어가 신선하군. 그런데 이 부분은 좀 이상한데. 이렇게 고치면 어떨까?
그 부분만 고치면 전체적으로 아주 좋을 것 같다. 부탁하네"와 같이 말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적도 칭찬처럼 들려 지적을 곱게
받아들이고, 더욱 고무되어 분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꾸중은(지적)의 앞과 뒤에 칭찬과 칭찬이 들어가는 이러한 대화법을 일명
"샌드위치 대화법"이라 한다. 남에게 꾸중과 지적을 많이 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칭찬-꾸중-칭찬"의 샌드위치 대화법을 적절히 실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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