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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진 음지^^

싱싱돌이 2012. 10. 10. 01:55

“이 책을 읽고나서” 이달의 독서평<한국농어촌공사-10월호>  

 

<비탈진 음지>는 1973년 중편으로 출간되었고, 2011. 7월에 장편으로 재출판 되었다.

 

주인공 복천 영감은 고향에서 근근히 살아가다 아내를 병으로 잃는다. 아내 빚으로 막막해진 그는 자식을 데리고 고향을 떠나 야반도주한다. 남의 집 소를 몰래 팔아 겨우 마련한 돈으로 시작한 서울 생활은 녹록치가 않고, 맨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지게꾼으로 나서지만 다른 지게꾼들에게 몰매를 맞는다. 돈을 몽땅 털어 시작한 땅콩 장사 역시 모조리 도둑맞고 긴 몸살을 앓고 난 복천 영감은 자리 다툼이 필요없고 고향에서 낫 갈던 솜씨를 살릴 수 있는 칼갈이를 시작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복천 영감의 진한 전라도 사투리가 어찌나 리얼한지 처음엔 낯설었는데 나중엔 정겹게 느껴졌고, 복천 영감이 만난 도시 빈민들의 이야기도 마음 아프게 한다.

 

40년이란 오랜세월이 흐른 지금도 도시 빈민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작가는 고난과 역경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고 싶었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늪, 전체적인 성장으로 부자 나라가 된듯 하지만, 더욱 커지는 빈부격차라는 어두운 면이 많이 보인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이 대가 끊어지지 않고 자꾸만 되물림 되는 아픈 현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했다. 주인공 삶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랐지만 결국 어린학생과 영역싸움으로 한쪽 다리를 잃고마는 불행이었다. 우리 정서로 쉽게 읽어내리기 힘들다는건 공감을 한다. 소설 속 이야기지만 지금 당면한 과제처럼 시대적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오고 어떤 과제를 한 아름 내려받은 느낌이다. <비탈진 음지>가 햇살<쨍쨍한 양지>로 변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