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돌이일기◐

나의 이야기<2월>

싱싱돌이 2016. 2. 29. 16:00

 

<들꽃 언덕에서>-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2월 싱싱돌이 이야기>  

 

♡2. 3[수]♡[333운동]

333운동은 3개월 동안 33가지 옷,신발, 액서세리를  착용하자는 뜻... 집집마다 쌓아두는 물건이 심각수준에 있다는데...오늘 뉴스에서 이 문제를 크게 다룬다. 몇년전부터 나도 '버리기 운동'을 실천하면서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다.

 

그동안 아깝다고 못버린 물건도 참 많다. 지진이 많은 일본인들은 꼭 필요한 물건만 사용하면서 간단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배울만 하다. 올해 안입는 겨울코트는 내년에 다시 입는 경우는 없으니 이럴 때는 과감히 정리하는 게 맞다.  

 

기간을 정해 정리하고 한 번도 입지않은 코트는 버리는 습관을 들이고, 실천할 것...잘 버리고 마음이 자유로워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무분별한 물건구입도 자제가 필요하다. 즉흥 기분에 산 물건은 거의 사용 안하는 걸 보면 굉장한 낭비다.  333운동이 절실할 때다.

 

♡2. 4[목]♡[입춘]

삼성산 삼막사에 1년만에 갔다. 전설적인 느티나무, 누렁이가 반갑게 맞아줬다. 인산인해의 사람들 발디딜 틈이 없다. 신발분실이 두려워 비닐봉지에 신발을 꽁꽁싸서 실내까지 들고 들어온 사람도 있다. 그 속에 복실아줌마가 날보자 복잡한 틈을 뚫고 와서 너무나 반가워 해주신다. 아줌마가 비빔밥과 커피를 챙겨줘서 맛있게 먹고,,,그동안 힘들었던 마음도 그곳에 내려놓는다. 산을 내려오는데 마음은  가볍다.  우리 다같이  "입춘대길 건양다경-봄에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 많이 생기길..." 두손 모은다.

 

♡2. 4[목]♡[돈세탁]

지난주 산에 가면서 등산바지에 넣어둔 돈을 꺼내지 않고 그냥 세탁기를 돌렸다. 다행히 지퍼가 잠겨 있어서 돈은 그대로 있네. 한 장 한 장 펼쳐 말리다가 친구들에게 '나원참'이라고 했더니...친구들은 "정권도 안잡고 돈세탁했다며 '나원참'이 아니라고 한다. 돈세탁이란 말이 내 경우에도 어울리는 말이 될줄 몰랐다ㅎㅎ 오늘 돈을 심하게 몸살나게 했으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2. 5(금)-2.10(수)[설날 연휴]

 

♡ 2. 10(수)(-1)♡ 영화[검사외전]을 보고^^

분노할 일을 웃게 만드는 황정민, 강동원 호흡은 볼만하다. 중간중간 빵빵 터지고 지루할 새 없다. 황정민은 히말라야 “엄홍길 대장”역이랑 자꾸만 겹치네. 내용은 심각하지 않아서 부담없이 볼만하다. 통쾌함, 유쾌함도 있고... 강동원 코믹 연기 잘한다. 여자 팬들도 많은 듯...매력 넘치는 두 배우가 영화 맛을 살린 것 같다. 영화 보고 밥(코다리 정식)먹고, 차 마시고, 수다 떨고, 연휴 마지막 날이 저문다. (재미있당)

 

2. 10(수)♡ [행운목 분양, 화분갈이, 화초친구들]

3년전 행운목 4개를 선물받아 화분에 옮겨심었다. 행운목은 쑥쑥 자라 집안에 늘푸름을 자랑해 보기만 해도 흐뭇했는데, 서울언니가 분양해달라고 한다. 서울언니에게 두 개를 보내고 나머지 두개는 더 큰 화분에 옮겨심었다. 그런데 흙은 없고 뿌리가 어찌나 많이 내렸는지 화분에 쩍 달라붙은 행운목 다리(뿌리) 떼느라 아주 혼났다. 

 

언니는 물주기를 적절히 하고 사랑해줘서 뿌리도 많이 내리고 이파리도 넓직하게 잘 자란거라고 한다. 시집 보낸 행운목을 보고 언니도 매우 만족한다. 식물가꾸기 달인 수준에 있는 나를 알아본다ㅎ 행운목은 꽃을 피우기는 매우 힘들다는데 우리집 행운목에도 꽃필 그 날을 기대해본다. 아침마다 행운목, 난, 선인장 등 녹색 화초친구들이 수분 방출, 이파리를 팔랑거리며 격하게 반겨주니 행복하다. 둘리는 강아지를 사랑하지만 난 화초 친구들이 훨씬 좋다<행운목-열대지방 식물, 수명도 길고, 밤엔 수줍어 하다 낮에 활짝 핀다. 수분방출과 공기 정화능력도 뛰어난 행운목 꽃말은 행운, 행복>

 

2. 27[토]♡[영화 귀향]을 보고

위안부 소녀들의 삶을 재조명한 영화...미처 피지 못한 꽃들 혼이 나비가 되어 산 바다를 건너 귀향을 하는 내용의 참 슬픈 영화...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아야할 것 같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기도 하지...영화관은 적막감도 흐르고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 서럽게 우는 사람도 보였다. 심장이 멎을것 같은 장면도 있다. 꼭 봐야할 것 같아 감상했는데 아직 먹먹하다.

 

 

♡2. 27[토][왕언니]

정월보름날에 언니가 오곡밥을 먹으러 오라 했지만  못갔다.  오늘 언니는 각종 나물에 오곡밥을 새로 지어 열일 제치고 가져 오셨네. 예전에 어떤 스님이 날 보고 "저 아이가 크게 될 인물인데 앞에 나무들이 가로막아 못뻗고 있다"는  말씀을 엄마께 해주셨다고 들었다. 그 말씀을 평생 가슴에 넣고 있는 언니가 오늘도 이렇게 콧날 시큰한 감동을 내려놓고 가셨네. 헛똑똑인 내가 뭐라고...아 나원참.    

 

♡2.27[토][소쩍새는 어디 숨어 우는가]를 읽고

동료 조유미 씨가 건네준 자연을 닮은 수필집 한 권...이 수필은 그녀 아버지의 50년 글농사의 경험, 통찰력을 담은 수필집...인생관조, 세상을 보는 따뜻한 관심, 진솔하고 아름다운 문채가 가득하다.  엘리베이터 속의 낭만, 숫눈 위의 달빛고요, 노룻목 삿갓노인, 동백꽃은 저렇게 피고 지는데, 복덕방 황영감님, 불을 켜고 별을 켜라, 연평도 눈물, 촌닭 백화점 구경, 임자없는 무덤들 등 제목도 한결같이 훌륭...예쁜 제목을 따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문채, 글의 맛난 향기에 금방 매료되고 만다.<중략>

 

 

♡2. 29[월]♡[2월이 아슬아슬, 위태위태]

나이 한 살 먹는 티를 팍팍낸다. 나이 먹기 싫다고 떡국도 먹지 않던 옛날과 달리 이젠 건강을 생각한다며 두 그릇이나 먹었는데 완전 효과 없다.

 

꼭 요맘때, 해 바뀔 때 한차례씩 치르는 홍역이 해를 거듭할 수록 강도를 더해간다. 올해도 영락없이 순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늘 말썽이던 눈에 문제가 생겼다. "안구 건조" 를 달고 살지만 이번에 이렇게 크게 화를 낼줄 몰랐다. 심야업무로 눈을 혹사, 마음도 고단하긴 했으나 이럴줄 몰랐다. 급기야 눈물이 줄줄 멈추질 않아 대책이 필요했다.

 

<안과>에 갔다. 안과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별거 아니라며 인공눈물과 먹는약 처방을 해줬다. 무심코 약 한 봉지를 털어넣고 안약을 넣고 잠을 잤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 수영을 가다말고 다시 들어왔다. 거울 속 내 얼굴이 사과보다 더 빨갛게 달아올라 열이 200도쯤 끓고 있었다. 맙소사!

 

<피부과>로 갔다. 안과 약을 의심 못하고 새로운 피부병이 생긴줄 알았다. 피부과에서는 전기요 등을 의심하며, 일단 얼굴 불부터 끄자며 연고랑 약 한움큼 처방해줬다. 약 먹기 싫어하지만 일단 가라앉히는 게 상책이다 싶었고, 사과같은 얼굴을 진정시켜 줄거라 믿고 피부과 약을 털어넣고 연고를 바르고 잤다. 그런데 맙소사! 다음날 얼굴이 새빨간 사과를 넘어 라면을 끓일 정도로 팔팔 끓었다.

 

<한림대병원>으로 달려갔다. 안과, 피부과 2개과 접수하고 기다렸다. 먼저 <안과> 진료를 받았다. 증상을 묻더니 눈물샘이 막혔다며 특진 교수님 진료를 예약하고 다음주에 다시 오라고 했다. 어떤 처방도 없이...급한 마음에 달려갔지만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안과, 피부과를 넘나들며 고생한 경험담까지 이야기 했는데...

 

서운한 안과진료를 마치고 바로<피부과> 갔다. 특진교수님 방 앞에 예약환자가 100명도 넘었다. 연휴 끝난 후라 그런지? 피부과 환자가 워낙 많은 것인지? 암튼 아픈 사람이 많은 것은 분명했다. 오랜 기다림(3시간) 끝에 교수님을 만났다. "미치고 환장하겠어요"라고 하자, 교수님은 "펑펑 우는 사람도 있어요" 라고 하신다. 나보다 상태가 심한 사람이 많다는 말씀이겠지...성격이 급한지 물으셔서 덜렁거려서 실수를 많이 한다고 했더니 "덜렁거림"과 "급함"은 다르다고 설명해주신다. 결국 내 예상대로 마구 삼켰던 두개과 약이 이 지경까지 몰고간 게 맞았다.

 

정제수(붕산)와 스테로이드 아닌 먹는 약을 처방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받아온 약으로 얼굴 소독하고 연고를 발랐더니 살짝 가라앉았다. 그러나 붉어졌던 부분은 아직 흔적이 보인다. 물론 외부 자극에 의해서 얼굴이 빨개질 때 많다. 운동을 격하게 하거나 부끄러울 때도 그렇지만 이번엔 경우가 달랐다.

 

이런 상태로 스케쥴을 소화하기 힘들어 약속 불참을 통보했다. 그러나 응급차를 보내준다면서 꼭 참석해달라며 신신당부해 얼굴에 비비크림으로 도포하고 갔다. 수면도 부족해 정신이 없었지만 동료들은 한결같이 얼굴 아무렇지도 않다며 위로해준다. 올핸 총괄업무도 내려놓고 이것저것 신경 쓰고 싶지않은데 다들 꽁지 빠지게 도망간다. 결국 거절 못하는 성격인 내가 올해도 막중 책임을 떠안았다. 참참참 

 

얼굴을 진정시킨 다음날 <안과-2회>에 다시 갔다. 몇가지 검사를 하더니 모두 이상 없으나 눈물샘이 조금 막혔다면서 약물 부작용 때문에 먹는 약은 생략, 방부제 없는 점안액, 인공눈물을 처방해줬다. 눈물약을 사용했는데 정말 줄줄 흐르는 눈물이 멈췄다.

 

이런 좋은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첫날 안과 갔을 때 무성의해 보이는 진료는 서운하고 답답했다. 조금 더 세심히 관찰하고 신경을 써주었더라면 이렇게 두 번씩 안과를 가는 불편은 겪지 않았을텐데...그렇게 심각한 병도 아니고, 간호사에게 첫 진료는 헛탕, 이번에 많이 불편해 두번째 왔다고 하니 간호사도 "눈 상태가 그 정도는 아닌데요." 라며 고개 갸우뚱한다. 안과 처음 진료 때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주일 지나 피부과(2회)에 다시 갔다. 지난주 피검사 다 이상없고, 이제 살것 같냐고 물으신다. 나도 "완전 살것 같아요. 근데 아직 붉어졌던 부분 흔적 있어요..라고 하니 "그것도 없어질거라고..."하신다.  짧은 진료였지만 다 괜찮다 하니 기분 좋고, 교수님도 내가 말할 때 마다 생글생글 웃어주시고...이렇게 우여곡절 많은 긴 병원 여행을 마친다. 눈물 줄줄, 사과 얼굴 모두 다 잡았다. <감사하다>  

 

수영은 당분간 잠수를 타야할 것 같다. 겨우 재워놓은 안과건조증과 사과얼굴이 도질까봐...그러나 이 살덩이들은 어쩌지? 큰일 났다. 엄마 기일이 들어 있던 2월 한 달이 온통 아슬아슬, 위태위태하게 지나고 있다. 병원도 나와 잘 어울리는 궁합같은 게 있나보다. 이번에 병원도 잘 찾아가야 한다는 걸 크게 깨우친다. 구름 가득했던  달 이젠 그만 떠나보내자. 꽃피고 새 우는 따뜻한 봄을 기다린다. 휴~힘들어라

 

 

 

안과 피부과로 고생 많으셨어요..운동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그래도 다행이십니다. 이상없다 하셔서요..올 한해 아파서 병원 가는일 없도록 기도 해드려야겠네요. 이름처럼 싱싱 건강하세요^^<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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