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돌이 1월 이야기>
♡2019. 1/6(일)♡[행운목 분갈이]
손바닥만한 새싹 행운목을 8년 정성 들여 키웠더니 키만큼 자라 매일 기쁨을 주었다. 꽃봉오리도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이사업체 부주의로 기쁨이 싹뚝 잘렸다. 이파리에 무슨 약품이 떨어졌는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이사업체 실수가 명백한데 업체는 추위에 얼었다고 주장하면서 얼마간의 위로금을 주겠다고 한다.
종일 행운목 분갈이를 했다. 8년동안 자란 뿌리는 화분을 통째 똘똘 감아버렸다. 밑둥은 건강한데 이파리는 회생 가능성이 없어보인다. 그냥 이별할까 했지만 키운 정을 생각해 흙을 사다가 분갈이를 새로 했다. 그렇게 무성하던 이파리가 잘려나가니 휑하네. 행운목이 시련을 당한 다음날 나도 응급전쟁을 치루고 말았다. 식물이나 사람이나 싱글벙글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한바탕 전쟁을 치룬 행운목이 잘 견디어주길... 화초가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면 집안의 흐름도 술술 잘 풀린다는 속설이 있다. 올해 좋은 일만 있으려고 액땜했을거야. <휴~>테이블야자에서 꽃봉오리가 마구 올라오기 시작한다. 망가진 행운목 대신 기쁨을 주는 테이블야자~오우 예뻐라.
♡2019. 1/17(목)♡[우연히 상운언니랑] 피부과에서 익숙한 이름이 호명된다. 혹시하고 돌아봤는데 상운언니다. 2006년 백두대간할 때 극한 고통을 함께 나누고, 애기씨! 애기씨! 하며 챙겨주던 언니...상운언니도 나를 한 눈에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언니는 감기몸살 끝에 몸이 이상해 병원에 왔다가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고...언니 말에 의하면 "온몸이 분리되어 혈관통증이 오고, 척추뼈 골짜기로 쥐어짜듯, 파도치듯 넘실거리고, 쥐가 나고, 꿀렁꿀렁한 통증"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몇가지 통증이 괴롭히는건지... 많이 힘들겠구나. 대상포진이 이렇게 내부에서 꿀럴꿀렁하는 일도 있구나. 나는 약하게 대상포진을 경험했지만 언니 고통을 어느 정도일지 짐작된다.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언니는 백두대간 때 추억담을 쉴새없이 들려준다. 남자들이 군동기를 만나면 군대 이야기로 날을 샌다는데, 극한 상황을 함께한 백두대간 동기들도 비슷하구나. 언니 이름은 상운, 남편 이름은 갑순, 남편이랑 이름이 바뀌었다고 농담삼아 말하는 언니는 수줍음도 많고 배려도 깊다. 오랜만의 우연한 만남이 참 반가운 하루...백두대간 동기들 얼굴들이 생각나네. ♡2019. 1/24(월)♡[김장, 백김치] 동치미 한사발이면 병원 갈 필요없다는 속설을 듣고 바로 통배추를 4통을 샀다. 작년에 김장을 담그지 못해 사먹거나, 사방에서 지원받아 먹었는데, 맛도 천차만별에 어떤 김치는 군내나고 어떤 김치는 색깔이 변하고 무르고 먹을 수가 없었다. 밥먹을 때마다 개운한 맛깔나는 집김치가 그리웠다. 배추밭에서는 헐값에도 배추가 안팔려서 밭을 갈아 업는다는데... 배달되어 온 배추가 속도 노랗고 알차게 영글었다. 이럴 때 많이 담그면 좋겠는데 배추 4통 하는데도 거실 한가득 펼쳐놓고 대단하네. 절이는 것부터 시작된 김장이 온종일 걸렸다. 동치미 일인자였던 옛날 엄마의 동치미비법을 상상하면서 짐작으로 담갔는데 아주 맛있게 잘됐다. 고생은 해도 내 손으로 김장을 담그는 이유 확실하다. ♡2019. 1/24(목)♡영화 [말모이]를 보고 일제 강점기가 배경이 되고 실화가 바탕이 된 영화.(*말모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주시경 등이 1910년 무렵 조선 광문회에서 편찬하다 끝내지 못한 사전), 혼을 다해 말을 지키기 위한 사투는 뜨거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사전에 시대상황을 알고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목숨 걸고 활동한 조선어학회의 땀과 눈물장면은 가슴이 뜨거웠다. 열 일 하는 유해진의 도드라진 연기는 장면마다 빛을 발한다. 윤계상 외 아역, 여배우의 조합도 훌륭해서 영화의 맛을 한층 살린다. 영화를 보는내내 묵직한 무게감과 깊은 진심이 마음에 와 박혔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다.’말을 새긴다. 일본의 삼엄한 감시속에 희생과 숭고함으로 만들어낸 한글, 더 사랑하고 올바르게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실화가 바탕이 되는 영화는 흡인력도 좋고 감동도 진하다. 한글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보고 감동하면 좋겠다.<감동>영화보고 오는 길에 저녁노을이 정말 예쁘더라. ♡2019. 1/27(일)♡[밥솥] 전기밥솥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아니...오늘 바꾼 밭솥(쿠쿠) 밥맛도 좋도 기술력도 돋보이네. 한 회사 밥솥만 고집하다 이번에 다른 회사 밥솥으로 바꿨다. 가마솥 밥맛을 매일 먹는다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이 밥솥이 가마솥맛을 비슷하게 재현했네. 이젠 좀 손이 덜 가는 편리한 가전제품에 의존해도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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