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돌이기록◑

MBC 라디오 여성시대<뚫어~뻥>

싱싱돌이 2017. 7. 24. 15:15

 

 

7. 24(월) 녹음시디 도착

 

 

 

 

MBC 라디오 여성시대 2017. 6. 25(일)

<뚫어~뻥-전옥자>

여름이 되니 날파리, 모기가 극성이다. 밖에 화초들도 날파리의 공격을 받아 몸살을 앓고있다. 그때 라디오에서 날파리에 효과적인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해서 귀를 쫑긋했다. 주스에 식초 물을 타서 놓아두면 달콤한 냄새를 맡고 날파리들이 모여들고, 그 먹이를 먹고 날파리들은 제삿날이 될 것이다 이런 정보를 알려줬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당장 실천에 들어갔다.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려는데 내 눈에 과일껍질이 들어온다. 금방 먹은 망고껍질엔 날파리들이 달려들어 춤을 추고 있다. 주스 대신 달콤한 망고껍질을 사용하면 더 효과를 볼 것으로 판단한 나는 망고껍질에 식초를 넣어 밖에 내놓았다. 역시 소문대로 효과만점이었다. 날파리가 떼로 달려들어 헤엄치다 못나오고 숨을 거두는 일이 다반사였다. 며칠 지나자 빈틈이 없을만큼 날파리 천국이 되어버렸다.

 

이제 교체할 때가 된 것이다. 나는 죽은 날파리가 가득한 망고껍질을 화장실에 넣을까? 씽크대에 부울까? 순간 갈등했다. 1초의 갈등 끝에 냄새가 심하니 화장실에 붓는 것이 좋겠다 판단하여 화장실 변기에 확~부어버렸다. 사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망고껍질을 붓자 순간 가슴 철렁한 것이 땅끝까지 떨어졌다. 물을 내렸다. 역시 물은 뱅글뱅글 돌뿐이었다. 우리집 화장실은 시원하게 물내려가는 소리는 특급이었는데 그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쩌나. 어이없는 실수를 했으니 아이구 내 힘으로 해결을 해야지 마음 먹고 먼저 옷걸이를 이용해 뚫어보았다.

 

어머나 들은척 안한다. 이젠 옆집에서 압축기를 빌려와 있는 힘을 다 써봐도 안된다. 조카는 과일껍질이면 샴푸를 부어도 내려간다고 조언한다. 샴푸를 부어서 내려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샴푸 한 통을 다 부어도 아무 반응 없다. 샴푸가 약했나? 결국 마트로 달려갔다. 막힌데 효과적이란 그 약품을 사서 한 통을 다 부었다. 그런데 역시 꿈쩍 않는다.

 

조카는 아 참외껍질이라면 녹을 때가 됐는데 이상하다고 한다. 나는 지은죄 크니 참외껍질이 아니고 망고껍질을 부었어 하고 결국 실토했다. 조카는 대박대박을 연발하며 뚫어주는 업체사람을 부르라고 한다. 나는 그만큼 노력하면 뚫릴 때가 된 것 같은데 꿈쩍도 안하는 변기가 야속하기만 했다.

 

20일 동안 망고껍질이 썪지 않았던 걸로 볼 때 약품으로도 쉽게 녹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변기 굴곡진 곳에 딱 걸렸거나 부단한 노력에도 안내려가는 것을 볼 때 문제가 커보였다. 망고껍질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 나는 탐정수사관이 다 되었다. 진이 다 빠졌다. 결국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업체에서 나오신 분은 우리동네 단골 기술자이시다. 조그만 기계 하나 가져와 그냥 갖다대기만 한것 같은데 “뻥”소리를 내면서 시원하게 뚫린다. 어머 세상에 여태 나는 뭘 한거야. 그래도 뚫렸으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런데 기술자는 또 여기다 뭘 넣었느냐, 변기를 통째 바꿔야 할 것 같다면서 겁까지 주고, 마치 “뚫어교육”을 시킬 요량인지 이러쿵저러쿵 말이 끝이없다. 머리카락 하나 안나온 걸로 봐서 깨끗하게 썼노라고 칭찬도 한 마디 얹어준다. 고마워 하면서 얼마드려요? 하니 ‘5만 원만 주세요’라고 한다.

 

내 생전 별의별 경험을 다해본다. 누구보다 지켜야할 기본적 도리는 잘 지키면서 살았지만 이번 대박실수를 내가 저지르고 말았으니 할 말이 없어졌다. 사실은 진짜 “뚫어교육”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함부로 음식물을 버려서 관을 막히게 하거나 오염을 시키는 행동들은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부터...

 

**********

<홍*심>

애타게 난감하셨을 초원님의 대박실수에 웃음이 묻어나는 글이에요~ 여성시대 선물을 또 한아름 받으셨겠네요~ 언제부턴가 글쓰기가 더 어렵게 느껴져요~ 매끄럽게 쏙쏙 들어오게 잘쓰셨어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어제는 비가 와서 아침 창밖에 초록이들이 싱그러운 미소를 팡팡 날리고 있네요~ 기분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베이킹파우다 기억해야겠어요. 초원 님 글보면서 음식물 가끔 변기에 부었는데 환경 생각해야겠어요.

 

@ 양희은 진행자

애초부터 뚫어뻥 기술자를 불렀더라면 애면글면 안했을텐데, 삼푸값도 안들었을텐덴데 안타깝다. 이제부터는 수장을 시켜라.  

 

@<구*선>

날파리 퇴치작전 이야기 넘 재밌게 읽었어요. 과일 껍질을 변기통에 넣는 실수를 하셨군요. 방송을 탄 글, 양희은, 서경석 님이 덕욱 맛깔스럽게 만들었겠지요. 술술 풀어 놓은 글이 읽는 내내 웃음을 달았네요. 초원님 멋져요^^

 

@ <이*희>

저도 경험 많아요~수박 껍질부터 찌개 국물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하기 힘든걸 변기에 버리는데, 종종 막혀 고생합니다. 젤 좋은 해결책은 1.5리터 PT병 앞을 조금 잘라내고, 물을 가득 채운후 변기구멍에 끼운후 힘차게 발로 밟아 버리면 수압으로 뻥 뚫려요~

 

<청취의견>

1. 소다를 끓여 부우면 됩니다. 2번 정도 부우면 뻥 뚫려요.

2. 용수철 같은 것 사다가 돌리면 제일 좋습니다.

3. 화장실에 음식물 쓰레기를요? 처음 들어요.

4. 세탁소 비닐로 변기를 덮은후 테잎으로 공기를 새지 않게 붙힌후 물을 내리면 공기가 올라오는데 그때 비닐을 꾹 눌러주면 해결됩니다.

5. 저희집도 계속 막혔어요. 엄마한테 변기 바꾸라고 하는데 안바꿔요.

6. 여름에 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버리는 분들 있다 하더군요.

7. 서경석 씨 뻥! 뚫어 효과음 어찌 그리 똑같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