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돌이일기◐

나의 이야기<12월>

싱싱돌이 2012. 12. 31. 21:25

 

 

싱싱돌이 이야기<12월>

 

12월 좋은 시 한 편 <세월이 가는 소리- 오광수>

 

싱싱한 고래 한 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 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쉰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 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도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12. 8[토]♡[문병]

같은 병원에 윤승작가 아빠와 지인 두 분이 입원해 있어 겸사겸사 문병을 갔다. 윤승아빠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윤승작가 혼자 뛰며 분주한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수영을 그렇게 열심히 하시던 분이 쓰러지다니...입원한 지 한 달이 넘었다는데 나만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병실 들어서자 날 알아보면서 손을 꼭 잡는데 말을 못하셨다. 다리 팔 오른쪽 마비, 언어 마비가 와 있었다. 그의 딸이 쓰러진 과정을 차분히 설명해주는데 조금만 빨리 발견됐어도 이렇게 되지 않았다는 말이 가슴 쿵하게 했다. 두 분 가족들 많이 힘들텐데...환자,가족 모두 힘 내주길...빠른 쾌유를...

 

♡12. 8[토]♡[한 해 마감할 달이 되니]

연말 되니 무소식이던 사람들이 안부 챙기기에 바쁘다. 나 역시 고마웠던 분들 얼굴이 떠오르고, 가족들 안부가 몹시 그리운데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으니...요즘 지속적인 뱃속 불편함으로 어떤 모임도 참석못하고 있다. 뱃속 전쟁 언제쯤 잠들까.

 

올 나의 한해도 '多事多難' 했다. 소소한 기쁨과 좋은 일도 있었지만 힘든일,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무엇보다 건강을 잃은 지인들 소식이 안타까웠고, 남의 일로 마음 다치는 일도 많이 힘들었다. 올 한 해도 '다사다난' 이름으로 또 이렇게 지나가겠지...

 

♡12. 14[금]♡[빙판길]

빙판으로 출근길이 온통 전쟁길이었다. 많은 분들이 빙판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나도 차에서 내리다 꽝 넘어져 오른쪽 엉덩이가 시퍼렇게 멍들었다. 구급차도 부족할 정도로 빙판길 사고가 많았다고 하는데...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겠지...

 

♡12. 15[토]♡[무서운 세상]

미국에서 총기난사로 20명이상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충격이다. 오바바 대통령도 눈물을 보이며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고 미국 전역에 충격에 빠졌다는 소식이 가슴이 떨린다. 주영이도 아이들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많이 우울해 한다. 우선 총기 사용이 문제인것 같다. 미국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도 불안감도 많다. 지난 5월 지인의 "안경점 대사건"보더라도 그렇다. 안경 A/S 해달라고 간 지인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을 했던...얼굴만 사람 형상을 했을 뿐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안경점 주인...그 광경을 모조리 지켜봤던 나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떨린다. 조폭 분위기를 연출하며 공포로 몰아갔던 그 안경점 주인은 지금은 죄값을 치루기 위해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중<무서운 세상>

 

 

♡12. 15[토]♡[나샘이랑]

한 해동안 고마웠던 한 분이었는데 한동안 연락도 못하고 소원했는데 점심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 나눴다. 항상 꾸준한 응원을 보내주어 고맙다. 그동안 소화불량으로 사람 만남을 모두 뒤로 미루었는데 오늘 시동을 걸었다. 꼭 만나고 싶은 분들 해 넘기기 전에 얼굴 보고 회포를 풀고 싶은데 숙제로 남는다. 마음만 앞서고...

 

♡12. 19[수]♡[18대 대통령 선거일]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 결국 한사람이 선택됐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 대통령, 첫 미혼 대통령으로 기록될 대통령이 어려운 국가위기를 극복해야하는 큰 과제를 안았다. 여성의 섬세한 정치경력으로 잘 이끌어주겠지 기대해본다.

 

♡12. 25[화]♡[크리스마스 눈꽃산행]

방송때문에 새벽 5시에 눈을 떴는데, '톡'이 온다. "화이트크리스마스 예요" 밖을 보니 정말 온세상이 하얗다. 화이트크리스마스로 사람들은 축제분위기일 때 제임스와 계획했던 관악산 종주를 나섰다. 한낮인데도 바람이 거세고 몹시 추웠다. 군부대입구-국기봉-삼성산-서울대수목원-예술공원으로 하산했는데 6시간 정도 걸렸다.

 

아이젠 스패츠 완전 무장하고 국기봉에 올랐는데 사람들 거의 없었다. 바람이 거세서 중심잡기도 힘든데 인증샷 남겨야 한다고 국기봉 정상 사진찍고, 삼성산으로 향하는데, 바람 막아주는 큰 바위가 보인다. 바위 밑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국화차도 마시고 일어서는데 어디선가 흠! 하는 소리가 났다. 초강력 추위에 홀로 산행에 나선 분이 바람막이가 되는 반대쪽 바위밑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대단>

 

백두대간을 걸을 때는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따라가기 바빠서 백두대간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도 없었는데, 제임스는 느린 템포로 하얀눈꽃을 맘껏 감상하도록 배려해준다. 관악산 설경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가까이에 좋은산이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5시가 넘자 금방 깜깜해졌다. 산골짜기 중심으로 한쪽은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고, 한쪽은 파르르 추위로 떨고, 또 한쪽은 달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경이로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말이 필요없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하얀 눈위에 내 발자국을 꾹꾹 찍는 기쁨도 남달랐고,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도 즐거운 종주를 하는데 한몫 했다. 그 시간에만 볼 수 있었던 귀한 풍경이 올 한 해 고생한 나를 위로하는 선물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내려오는데 예술공원쪽 불이 반짝거린다. 종주를 마치는 순간... 화이트크리스마스에 하얀 눈꽃산행 완전 100% 만족이다. 한해 동안 산행을 많이 못한것도 한꺼번에 보상 받는 느낌... 예술공원에서 해물탕과 커피를 마시고 왔는데, 어깨, 허벅지가 뻐근하다. 한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들이 아마도 많이 놀란것 같다. 내일 되면 수많은 알들이 내 몸속에 굴러다닐것 같은 예감이 진하다. 올 마지막 산행이 될듯...

 

♡12. 29[토-1]♡[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레미제라블” 을 보고 왔다. ‘레미제라블’ 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옥살이를 한 '장 발장'이 자신을 평생 추적하는 경감 '자베르'를 피해다니는 궂은 운명의 개인사를 담은 내용... 원작 소설이 워낙 훌륭한 작품이라서 뮤지컬을 봤던 사람들은 아름다운 영상을 보는 재미가 남달랐을 텐데, 모든 대사를 노래로 표현한 것이 조금 아쉬웠고, 배우들의 목소리와 노래가 오히려 극중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했다.<중략-게시판>  

 

♡12. 31[월]♡[한해 끝, 혜민스님 말씀을 새기며]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언제까지 매일 내가 이리 도와야 하나 하는 서운한 마음이 드시나요? 그러면 말로 표현해 보세요. "나 혼자하면 힘드니까 같이 좀 도와줘" 하고요. 착하다 하는 말 듣는것 보다 잘 표현하는 내가 되세요.<혜민스님 말씀중에>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새해를 맞는 설렘이 교차한다. K2C1은 한해 동안 서운했던 마음까지 살살 달래주고 희망 새해를 약속한다. 김홍신 작가님도 간간히 보내주시는 감동 영상이 눈물 또르르 흐르게 하고...선별해 보내주시는 좋은 글,영상이 매번 특별한 감동 물결이...한 해동안 아낌없는 응원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감사함...

 

'◐싱싱돌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이야기<2월>   (0) 2013.02.27
나의 이야기<2013. 1월>  (0) 2013.01.31
나의 이야기<11월>   (0) 2012.12.03
나의 이야기<10월>  (0) 2012.11.03
나의 이야기<9월>   (0) 201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