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친구와 서울역(중학교 담임선생님 만나러 가던 날)
<부산친구(정인-중학교 동창) 오랜만에 보내온 메일 한 통>
늘 남는게 시간인데 내 맘속은 늘 시간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건 뭣때문이지.....
아직 갱년기라고 하기엔 벌써라는 단어를 쓰고싶은데 내 몸은 막 달려가고있어~
심한 건망증과 치매 증세까지 느끼는 이 공포감...
늘 내 자신과 실랑이를 벌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무지 심각하게 느껴지지~ㅎㅎ
시력이 슬금슬금 나빠지더니 노안이 생각보다 심한거 같아
책 보고 글 읽는게 귀찮고 돋보기 잠시 끼고 나면 눈이 빠져나갈듯 머리도 아파~
난 이렇게 늙어가고 있단다.
넌 세월을 거꾸로 먹는듯 한데 나는 뭐가 그리 급한지 앞으로만 달려가고있어~
지난주... 모임에서 4박5일 여유를 가지고 태국여행을 다녀왔어
10년 훨 전부터 누구나 할거 없이 태국여행을 다녀오는듯 하더라마는
유럽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는 동남아가 시시하다는 이 거만한 생각을 버릴수가 없더라~ㅋ
근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잼있고 즐건 여행이었어~
우리팀6명만 함께하는 여행인데도 늘 분위기가 화기애애 하고
유머스런 잼있는 친구들이 있어서였을거야
이젠 남은시간 뭘하며 의미있게 보낼까 생각해보지만 의욕과 몸이 안따라주네~
지희아빠가 하도 권유해서 얼마전 골프 등록했는데 그것도 취미가 없으니...
난 너의 활동량을 보고 늘 감탄을 한단다
너처럼 바쁘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하는데 난 뭘하며 세월을 보내나 생각해 보곤한다~
7월이면 딸이 졸업하고 나오는데 또 영어권으로 공부하러 간단다.
이젠 애들하고도 늘 이별하고 살아야할것 같아
하긴 몇해전 부터 그렇게 살아와서인지 이 생활이 넘 편하다 싶어~
애들한텐 미안한 얘기지만ㅎㅎ
열흘만에 멜을 보면서 네 소식에 간단히 잘있다는 흔적을 남기려했는데 꽤 길어졌군
늘 즐거움을 주고 활력을 주는 네가 고맙고 항상 10대 때의 모습을 느끼게 하는것같아
나도 모르게 마음이 즐거워진다.
사실 난 내가 오십을 바라보고 있다는걸 느끼지 못하고 사는것같아
마음은 청춘인데 몸을 느끼면서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걸 새삼 깨우치지~ㅋ
칭구야~잘지내고 앞으로도 좋은소식 종종전해줘
난 항시 네가 옆에 있는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어 진심이야~
그럼 이만쓸께...해피한밤 보내~부산에서 너의 친구 정인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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