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앨범◑

2018,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에 다녀와서^^

싱싱돌이 2018. 7. 26. 10:39

2018. 7/18(수)[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에서 힐링 

별빛이 흐른다 샤랄랄라~콧노래가 절로 나왔던 오늘 하루 서울대 관악 수목원에서 별빛 데이트를 즐기고 왔다.

 

직장동료와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에서 뭉쳤다. 오래전 계획하고 오늘<숲에서 숨쉬다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는 수목원 세 번째 방문이고 동료는 첫 방문이었다. 설렘, 기대감으로 잠을 설쳤다는 동료는 코리안타임도 없이 인천에서 단걸음에 달려왔다.

 

수목원에 도착하자 곽종일 산림치유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곽종일 선생님은 과천 서울대공원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적 있는데 오늘 이렇게 뵙게되어 정말 반가웠다. 곽 선생님은 숲 관련분야에서 유명한분답게 친근한 화술로 힐링하는데 크게 기여해주셨다.

 

오늘 시작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벌레 퇴치제를 꼼꼼이 뿌리고 걷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어 땅에서 올라오는 풀냄새를 맡으며 오솔길을 걸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쭉 뻗은 나무(리기다 나무) 사이로 눈부신 햇살도 보고 파란 하늘도 보면서 숲을 한껏 음미했다. 발길이 닿지 않아 더 귀하게 느껴지는 오솔길을 사색하며 걸어 본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어린시절 깊은 산속 오솔길을 걸을 때 향수가 물씬풍겼다

  

발밑에서 뽀득거리는 소리를 듣다가 발걸음 멈춘 곳은 별빛이 흐르는 구주피 나무아래였다. 구주피 나무는 지금 한창 꽃을 피워 땅 위에도 펑 튀밥 튀기듯 하얀꽃밥을 튀겨놓았다. 작은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별처럼 생겼다. 향기는 얼마나 좋던지 쉴새없이 코를 킁킁거리며 향기 매력에 빠져보았다.

 

내가 가장 신나했던 난타 연주시간에 산림 치유사님이 나무 방망이 두개씩 나눠 주셨다. 오늘은 글자 두자, 네자, 여덟자 장단에 맞춰 신나게 난타연주을 해보는 거였다. 동료들은 난타연주도 참 훌륭했다. 우리는 한 번도 안틀리고 합동연주를 완벽하게 마쳤다.  

 

드컵 구호연주도 신명났다. 치유사님은 스트레스 풀 대상을 두들겨보라고 하시는데 나는 마땅치 않아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무한 반복하며 나무 방망이를 힘껏 두들겼다. 속이 뻥 뚫리는 느낌 참 좋았다난타를 배우며 힐링한다는 친구 얼굴도 떠오르고 나도 난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산림 치유사님의 풀피리 연주도 훌륭했다. 우리도 풀피리 연주에 시도했으나 다년간 풀피리 연주를 선보이신 선생님의 연주 근처에도 못갔다.

 

그런데 그렇게 외쳤던 여덟자 구호가 지금까지 생각나지 않는다는 거다. 숲에서 스트레스 잔당 하나 없이 싸악 거둬 준 덕분인가. 여덟자 구호가 숲에오니 행복해요인지 가물가물하다. 나만 그럴까. 동료들도 그렇단다.

   

다음엔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반달(동요)가 떠오르느 계수나무 아래서 향기를 음미했다.  연잎을 닮은 동글동글한 작은 낙엽에서 달콤한 달고나 향기가 번져나왔다. 신기했다. 가을되면 더 진한 향기가 온 숲을 물들이겠지. 옆엔 보라 달개비(닭의장풀), 노란 원추리가 활짝 피어나 한껏 자태를 뽐냈다. 나는 원추리를 보고 나리꽃이라고 했는데 산림 치유사님이 바로 잡아주셨다. 낮게 피어나 야무진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작은 들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맨발 걷기 전 산림치유사님은 올바른 보행법을 설명해주셨다. 신발을 벗어들고 한 벌음씩 내딛는데 으악으악 하는 비명소리가 사방에서 나온다. 발은 아프지만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흙을 맨발로 언제 밟아보았는지 기억에도 없다혹시라도 뭔가에 찔릴까 우려하는 마음은 순간 싸악 가셨다. 산림치유사님이 맨발 걷기 길은 수시로 점검해 안전하다고 설명해주신다. 발 위에 풀잎이슬 떨어지는 촉촉함도 좋았고 이끼 덮힌 뽀송뽀송한 맨발 길도 좋았다.

 

서로 발을 보이며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었다. 아 동료 발이 저렇게 생겼구나. 매일 얼굴만 봐오다 서로 발을 내보이며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육중한 나를 끌고 다니느라 고생한 발에게도 고맙다고 토닥토닥 해주었다.

   

그때 안양시 녹지과 산림휴양팀 이남일 주무관과, 모니터링(취재차) 오신 김재성 대표가 깜짝 등장했다. 그런데 앗 깜짝! 이재성 대표는 꽃미남이라 놀랐고, 이남일 주무관은 지인 교수님과 똑같이 닮아서 너무 놀랐다. 얼굴 생김새, 목소리도 똑같다. 혹시 지인 교수님과 쌍둥이가 아니라면 동생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성이 달랐다.

 

닮은꼴은 또 있었다. 산림치유사님과 나는 구면이라 미처 생각 못했는데 이남일 주무관이 산림치유사님 얼굴이 누구랑 닮았는지 맞히는 퀴즈를 냈다. 동료는 손을 번쩍 들어 안철수(정치인)와 닮았다고 한다. 정말 많이 닮은꼴이다닮은꼴을 보기가 어렵다는데 수목원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맨발 걷기가 한창일 때 산림치유사님은 동글동한 나무 두 개씩 나눠주셨다. 이 기구를 이용해 등 맛사지 체험을 했는데 등에 가득 매달렸던 곰들이 놀라서 다 도망갔는지 한결 시원해졌다. 숲에서 쓰는 모든 기구는 자연 재료로 만들었는데 자연이 주는 것들이 참 많기도해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젠 두근두근한 제비뽑기 시간이 왔다. 산림치유사님이 주머니에 물건 하나씩 고르라고 하셨다. 두근두근 나무판을 골랐는데 나무판엔 오늘 각자 발표할 주제가 적혀있었다. “난 이걸 정말 잘해, 정말정말 좋았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한 주제를 각자 뽑아 들었다. 숲에서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었는데 난 이 시간도 참 좋았다.

 

발표할 때 들었던 일본목련 열매로 만든 독특한 마이크도 멋있었다. 나는 그 멋진 마이크를 들고 누구에게 사랑을 전할까요를 발표했다. 바다처럼 넓은 단어 사랑를 들고 잠시 고민했으나 금방 숲이 떠올랐다.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선물하는 숲에게 사랑을 전한다고 발표하고 박수를 받았다. 이남일 주무관도 주제를 뽑아 들고 숲정보를 친절히 알려주셨고, 이재성 대표도 우리와 숲추억을 만드는데 한몫해주셨다.

 

오늘 단연 하이라이트는 텐트속에 누워 하늘 보고 명상하는 시간이었다. 몸에 힘을 풀고 누우니 파란 나뭇잎 천정이 보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동시에 들리는데 내 생전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는 들어본 적 없다. 몸은 노곤노곤하고 꿈나라를 여행하고픈 생각이 간절할찰나 다음 순서 때문에 정신을 차려야했다.

 

그때  옆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칡나뭇잎 받침에 향기 그윽한 녹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다같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차를 음미했다. 식물들의 연주를 들으며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의 효과는 컸다.  

 

작별 할 시간이 다가오자 산림치유사님은 메타쉐콰이어나무 열매 두 개씩을 선물로 주셨다. 자세히 관찰하면 웃고, 우는 입술, 섹쉬한 입술 모습이 보인다는데, 정말 작은 열매에 다양한 입술 모양이 가득했다. 내 열매엔 웃는 입술이 더 많다. 내 일상도 매일 웃는 날이 더 많기를 소망한다.

 

시간은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났다. 수준 높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만족도 두배였다. 프로그램을 이끌어주신 동화속 주인공같은 산림치유사님께 참 감사하다. 숲속에서는 큰 소리를 낼 수 없다며 두 손을 돌려 인사하는 법도 알려주셨는데 재미있는 인사법을 주위에 전파 해야겠다. 하하호호 두 손 인사를 나누며 오늘 유익한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다.

 

아 오늘 벌레에 한방 헌혈 당했지만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산림 치유사님이 명아주이파리를 으깨서 발라주셨는데 거짓말처럼 가려움이 사라졌다. 꿀바람이 불어주는 숲에서는 시간이 미사일 속도로 흘렀다날마다 기록경신을 하고 있는 날씨가 오늘도 폭염경보다. 숲속에서는 밖의 날씨보다 2-3도 기온이 낮다고 하는데 수목원 밖을 나오자 그 말이 실감났다.

 

오늘은 동료가 프랑스 자수가 돋보이는 예쁜 '컵홀더'를 선물 준다. 선물 줄 사람을 생각하며 한땀한땀 수 놓았을 고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희정이는 행운의 '네잎 클로버, 엽서, 직접 만든 레몬쨈'을 선물하네고마워서 어쩌나.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수목원에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수목원 다녀 온 다음날 7/19()KBS 라디오(임백천의 라디오 7080)에 내가 서울대학교 수목원을 홍보했다. ’어제 폭염이었는데 수목원 숲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했어요. 물소리, 새소리, 피톤치드 너무 좋았어요. 숲에서는 그렇게 안더웠는데 숲을 나오니 이글이글 했어요. 일상에 지친 분들 서울대 관악수목원을 추천합니다‘ 라는 내용이 라디오에 방송 되었다

 

  

 

 

   

 

 

 

 

 

 

 

 

 

 

 

 

 

 

 

 

 

 

 

 

 

 

 

 

 

 

 

 

 

 

 

 

 

 

 

 

 

 

 

 

 

 

 

 

 

 

 

 

 

 

 

 

 

 

 

 

 

 

 

 

 

 

 

 

 

 

 

 

 

 

 

 

 

 

 

 

 

 

 

 

 

 

 

 

 

 

 

 

 

 

 

 

 

 

 

 

 

 

 

 

 

 

 

 

 

<이*희> 우와 정말 좋은 힐링여행이었군요.  소소한 것 까지 기억하고 글 쓰고, 사진 찍고 정말 대단한 열정입니다. 산속에 가면 정말 시원한가요? 

 

<홍*심>이른 아침 본 글이에요. 글만 봐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작가님께 글 잘쓴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정말정말 맛깔나고 상큼한 글 잘 보았어요. 책 한 권을 다 읽은 듯, 마음에 정서 한아름 담았네요. 아무나 별빛 데이트 쉽게 못하잖아요. 와

 

<구*선> 햐~ 초원님의 일상은 날마다 소풍 같아요. "숲에 들어가면 모두가 착하고 순한 사람이 된다"는 어느분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숲이 주는 마술같은 선물이 겠지요.  초원님의 글, 표현 하나하나 참으로 아름답네요. 텐트에 누워서 바라본 하늘은 얼마나 멋졌을까요.  숲속 식구들의 이름도 척척~ 박사님 같아요. 저도 그곳에 함께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글이었어요. 멋진 글,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