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추억앨범◑

화이트크리스마스에 눈꽃산행^^

싱싱돌이 2012. 12. 26. 16:19

♡12. 25[화]♡[크리스마스 눈꽃산행]

방송때문에 새벽 5시에 눈을 떴는데, '톡'이 온다. "화이트크리스마스 예요" 밖을 보니 정말 온세상이 하얗다. 화이트크리스마스로 사람들은 축제분위기일 때 제임스와 계획했던 관악산 종주를 나섰다. 한낮인데도 바람이 거세고 몹시 추웠다. 군부대입구-국기봉-삼성산-서울대수목원-예술공원으로 하산했는데 6시간 정도 걸렸다.

 

아이젠 스패츠까지 완전 무장하고 국기봉에 올랐는데 사람들 거의 없었다. 바람이 거세서 중심잡기도 힘든데 인증샷 남겨야 한다고 국기봉 정상 사진찍고, 삼성산으로 향하는데, 바람 막아주는 큰 바위가 보인다. 바위 밑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국화차도 마시고 일어서는데 어디선가 흠! 하는 소리가 났다. 초강력 추위에 홀로 산행에 나선 분이 바람막이가 되는 반대쪽 바위밑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대단>

 

백두대간을 걸을 때는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따라가기 바빠서 백두대간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도 없었는데, 제임스는 느린 템포로 하얀눈꽃을 맘껏 감상하도록 배려해준다. 관악산 설경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가까이에 좋은산이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5시가 넘자 금방 깜깜해졌다. 산골짜기 중심으로 한쪽은 노을이 물들기 시작했고, 한쪽은 파르르 추위로 떨고있고, 또 한쪽은 달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경이로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말이 필요없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하얀 눈위에 내 발자국을 꾹꾹 찍는 기쁨도 남달랐고,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도 즐거운 종주를 하는데 한몫 했다. 그 시간에만 볼 수 있었던 귀한 풍경이 올 한 해 고생한 나를 위로하는 선물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내려오는데 예술공원쪽 불이 반짝거린다. 종주를 마치는 순간... 화이트크리스마스에 하얀 눈꽃산행 완전 100% 만족이다. 한해 동안 산행을 많이 못한것도 한꺼번에 보상 받는 느낌... 예술공원에서 해물탕과 커피를 마시고 왔는데, 어깨, 허벅지가 뻐근하다. 한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들이 아마도 많이 놀란것 같다. 내일 되면 수많은 알들이 내 몸속에 굴러다닐것 같은 예감이 진하다. 올 마지막 산행이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