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가 동강이에요~ㅎㅎ)
동강 잣봉-장성봉 트레킹및 레프팅에 다녀와서~
◎ 언 제: 2010. 8월 22일(일) 06:00~1200귀가
◎ 누구와: 안양TS산악회 회원 90여명
◎ 어 디: 동강-잣봉(537m)-장성산(594m)
◎ 코 스
1) 트레킹: 거운교-안부-테크-전망대-잣봉-쌍쥐바위-문산교(다리)
2) 레프팅: 문산교-거북이바위-삼선암-아라연-흰꼬리여울-만지나루-황새여울-거운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몸살이 날 지경이다. 물속에라도 풍덩하고 싶은데.....그런데 마침 트레킹도 하고 레프팅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왔다. 켜켜이 쌓여있는 벅찬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떠나기로 했다.
06:00~레프팅 준비물, 간식,물 등 두루두루 챙겨 버스에 올랐다. 막바지 무더위를 덜어내려는 많은회원들 버스 2대에 꽉찼다. 강원도 동강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 차창 밖을 보니 연한 회색빛을 띠고있다. 오늘은 햇살 쨍쨍 보다 이런날씨가 저녁까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는데....어느덧 버스는 동강에 도착하고, 오늘도 회원들 생생 영상을 담기위해 촬영팀 2명이 함께하고 있었다.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데 총대장님 여성 몇명을 호출한다.
제약회사 신제품 광고촬영 의뢰가 온것이다. 준비운동을 마친 순서대로 산에 오르기 시작하고, 우린(여성 4명)산 초입에서 광고촬영에 들어갔다. 그 자리에서 대본을 받고 한 줄씩 연습하고 찍고, 또 찍고, 영어발음이 꼬이고 긴장한 희수언니, 걸걸 음성 영숙이 한 마디씩 할때 마다 자연폭소가 나고 말았다. 차소리가 강하게 나도 중지하고, 사람들이 웅성웅성 지나가도 못 찍고, 30도를 웃도는 폭염 날씨에 생고생이 따로 없었다.
PD 몸에선 굵은 땀방울이 수돗물을 틀어놓은듯 뚝뚝 떨어지고, OK 할때 까지 찍고 또 찍고 그래도 한 시간만에 무사히 깔끔하게 마칠 수 있었다. 아 힘들었음... 이제부터 산행을 해야하는데 기운이 다 소진되었다, 그때 희수언니가 내민 아이스쥬스가 목을 타고 넘어가니 그제서야 살것 같다. 1시간 이상 뒷처져 있으니 발걸음이 바쁘다. 분주히 포근포근한 길을 밟으며 오르는데 앞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총무님 앞에 뱀이 나타난것이다.
그 비명소리에 나도 어찌나 놀랐는지...더위에 헉헉거려야 하고, 혹시라도 뱀이 나타날까 공포에 떨어야 하고...한여름 낮에 "전설의 고향"이 따로 없었다. 지쳤는지 간식도 땡기지 않아 물만 벌컥 마시며 오르다 보니 경사도 깊은 오르막 길이다. 안간힘을 다해 오르다 보니 얼굴은 완전 빨간사과가 되어 펄펄 끓고 있었다.
물 한 번 마시고 서서히 정신 차려보니 이제서야 주변 수려한 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니 다른때는 그렇게 여러대가 돌던 카메라가 우리곁에 한 대도 없다ㅎ. 결국 내 비상카메라를 작동시켜 몇컷 찍고, 어느덧 잣봉까지 갔다. 잣봉엔 전철진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잣봉 기념사진도 찍어주시고, 션~한 막걸리도 한 잔 주시고, 숨차게 올랐던 피곤이 사르르 녹고만다.
이젠 여유도 조금 생겨 주변감상에 눈 돌리니 와~아름다운 동강이 한 눈에 펼쳐진다. 아마존의 눈물에서 보았던 끝없이 흐르던 그 강이 동강에도 그대로 있었다. 신비로운 경치, 쭉쭉소나무, 푸른산 명품등산길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이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저 동강따라 시원한 레프팅을 즐길 수 있겠지? 길 옆엔 노랑, 밤색버섯이 보이고 다정한 부녀모습도 저절로 미소짓게 했다. 고등학교 교사라는 분은 우리가 안양에서 왔다하니 반가워 하며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시겠다 했고, 서로 대화도 간간히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덧 아름다운 동강 줄기따라 산행 마침표 찍는 지점까지 왔다.
계곡물 졸졸 소리가 반가워 눈 동그랗게 떴는데 그때 PD가 다가와 "오늘 산행 어땠어요?" "아휴 죽는줄 알았어요" 이젠 레프팅 할 시간...햇볕이 너무 강해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데 땡볕에서 조편성 하는데 시간이 지체된다. 가족끼리, 일행들과 같은배에 오르고 싶은것은 당연하지만 단체활동에 민첩하게 행동 하는것도 상대방 배려라는것 잊지 말아야 할것 같다. 겨우 조편성 마쳤는데 우리는 1조 편성, 강사도 정해졌다. 체력 튼튼, 말솜씨, 힘, 성격 정말 끝내주는 건국대 2학년 학생강사와 3시간을 함께 보내게 됐다. 빨강조끼, 노랑모자, 노랑배, 배도 통통 거리고 잘 뜰것 같고, 안전교육 마치고 배에 올랐다.
내린천은 스릴이라면 동강은 잔잔하면서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것이 큰 매력.... 우리 배엔 총 11명...여성비율이 더 많고 노를 젖을때도 엇박자가 나서 큰일이었다. 그러나 금방 호흡도 척척 맞고 한 차례 급류를 만났을 때 내가 어찌나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는지 어떤 아버님(?)이 놀라셨다. 방수카메라를 들고 타신분은 연신 생생 화면 담아주시랴 분주하셨고, 다른배에 탄 사람들도 얼굴에 행복만 그리고 있었다.
그곳엔 우리나라 담배곽 표지모델이 된 귀한 소나무 감상도 할수 있었고, 거북이 바위, 삼선암, 흰꼬리여울등..귀한 볼거리가 눈을 즐겁게 했다. 모두 입이 귀에 가서 걸리고, 한차례 휴식타임이 왔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배를 갈아타란다. 빵빵한 노랑배가 좋았는데 바꿔 탄 파랑배는 바람 다 빠져 흐물거려 물위에 떠있다는게 신기할 정도... 거기다 11명이 눌러대는 무게를 감당못해 급기야 배가 멈췄다.
이런배를 어떻게 띄울수가 있지? 강사는 계속 미안해 한다. 남성분들이 모두 내려 배 꼬리를 돌리고 겨우 재정비후 다시 탔는데 바로 급류를 만났다. 강사가 정말 큰 부상을 당할뻔 했다. 강사 팔에서 피가 철철 나는데 괜찮다해서 어찌나 맘이 짠하던지.... 몇차례 물속에 풍덩했는데 소름이 확 돋게 추웠다. 이글이글 더위를 생각하면 더 즐기고 싶지만 입술이 새파래지고 너무 추워 그만 배위로 올라오고 말았다. 몸속에 쌓여있던 스트레스 찌꺼기 모두 여기 두고 가야지...그래서 더 분위기 업 시키려 애썼고, 합창을 유도하고, 강사 구령을 크게 따라하며 하늘까지 울리게, 목청 터지게 소리를 질렀다.
레프팅 3시간 동안이었지만 그 시간 확실한 추억을 얻고, 만들어 온게 행복했다. 배를 정리하고 났는데 어느새 강사가 다가와 다정히 포옹을 한다. 너무 고생을 많이 해 내가 얼른가서 안아주고 싶었는데...점심도 제대로 못먹었다는 강사 등을 토닥여 주는데 어느새 눈물이 핑돌았다. 우리도 종일 과일, 간식 물만 먹고 저녁 6시까지 대단한 체력이다. 심장까지 얼것 같은 찬물샤워를 하고 가니 다른회원들은 이미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는 김치찌개를 받아들었지만 밥이 없단다. 맛있국 찌개에 밤 한 덩이 말아먹는 그맛을 못본 것이 아쉬웠고, 대신 희수언니가 현지에서 따끈한 옥수수를 사줘서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물에 빠지지 않는다는 PD말을 믿고 동전지갑을 맡겼는데 어찌된 것인지 물에 흠뻑 젖은걸 준다. 동전지갑 속에 지폐가 모두 총천연색으로 물들고 말았다.
올라오는 길~바로 옆에는 총대장님이 앉아계시고, 영숙이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동안 정석기사님이 정확히 12시 전 집앞에 내려주셨다. 마음속, 신체 구석구석에 꽉 찼던 스트레스를 싸악 비우고, 무더위도 한 방에 날리며 즐거웠던 하루였다. 아 그런데 목을 너무 썼나보다. 목소리가 허스키해졌다.ㅋ얼굴도 따갑고 화끈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