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문화원 자료◐

2023, 과천장롱사진 공모전 참가소감

싱싱돌이 2023. 12. 2. 15:56

2023. 12. 2(토) [과천문화 30호, 과천장롱사진 공모전 참가소감]

- 과천 역사적인 기록물을 너머, 개인 기록물로도 보존 가치 충분-

‘장롱 사진 공모전’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장롱’이란 말이 참 정겨웠다. 장롱속에 고이 간직한 사진을 뽐내는 곳이 있다구? 눈 크게 뜨고 살펴보니 과천문화원에서 과천의 삶과 역사가 담긴 옛사진을 공모한다는 내용이었다.

 

1900년부터 1989년까지 과천에 얽힌 개인 소장 사진이라면 나도 찾아봐야지, 나는 1999년까지 과천에서 살면서 13년 동안 시청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니 사진은 꽤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 시절 앨범을 꺼냈다. 푸릇푸릇 청춘이었을 때, 앨범속엔 싱그럽게 웃고 있는 나의 모습에 반해 시간 가는줄 몰랐다. 많은 사진에 어떤 사진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그중에 사무실 환경, 개인 사진 몇장을 고르고 사진에 얽힌 설명을 쓰기 시작했다.

 

꽃꽂이를 배우던 시절 사진부터, 여직원 회의 사진, 88년 호돌이 호순이 유니폼을 입은 사진, 과천시민체육대회 사진, 손가락 빠지게 타자 치던 사진, 철쭉 꽃처럼 웃으며 찍은 사진, 한복 예절교육 사진에 설명을 쓰면서 그때 추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열정적으로 일하고 즐거워했던 추억이 어쩜 이리도 생생하던지, 추억속에 흠뻑 빠졌다.

 

심사숙고해 고른 사진에 친절한 설명을 달아 과천문화원으로 보냈다. 내 옛사진이 과천의 삶과 역사를 되새겨보고 과천 향토사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내 마음을 읽은 담당 선생님이 사진 자료를 수집하고, 동영상 제작, 과천장롱사진 자료집 제작, 장롱사진 전시회 등을 착착 진행했다.

 

장롱사진 영상은 과천문화원 노래 ‘제목: 향기나는 책’을 배경 음악으로 넣어 제작했는데, 영상과 사진의 조합도 좋고 그땐 그랬지. 고개 끄덕이며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과천 옛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조회수가 금방 1천, 2천회를 훌쩍 넘겼다. 그만큼 사람들은 과천 옛시절을 다시 볼 수 있었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옛것에 대한 향수가 깊다는 알 수 있었다.

 

과천문화원에서는 선정된 장롱 사진을 모아 전시회도 열었다. 전시회 소식을 듣고 얼른 가보고 싶었다. 내 사진이 어떻게 전시되어 있을지 궁금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과천문화원을 방문했다. 알리지 않고 갔는데 마침 담당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액자에 담긴 과천 옛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복도에 전시되어 있었다.

 

오래전 흑백 사진부터 89년 이전 내 모습도 예쁜 액자속에서 방글방글 웃고 있었다. 한바퀴 둘러보면서 왜 그렇게도 뭉클하던지, 사진 제출자의 마음을 존중하고 세심하게 신경 많이 써주셨구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작년 년말엔 ‘과천 장롱사진 공모전 자료집(1집)’을 출판하고 책을 보내주셨다. 공모전 사진은 이미 영상으로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풍부한 설명이 더한 자료집을 보니 소장 가치도 충분하고 화보처럼 너무 멋졌다. 모든 사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자료집을 읽으면서 풋풋 직장생활 그때를 추억해 보면서 코끝이 찡했다. 그 시절 사람들의 그리움에 빠져 하루가 다 지났다. 장롱 사진은 과천의 역사적인 기록물이라는 것에 의미도 깊은데, 개인 기록물로도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신경을 써주시고 과천문화원에 감사함을 전한다.

 

* <과천 장롱사진 전시회>는 2022. 11. 2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과천문화원 2층 향토사료관, 복도에서 ‘2022공모전-과천옛사진 1900~1989’주제로 열렸다.

 

자료집에서 내 사진에 설명을 보니 ‘1986년 과천시로 승격된 이후 시청에서 근무하였던 회사생활이 담겨있는 사진 자료는 1990년대 컴퓨터 시대가 시작되기 이전에 타자기로 작업을 하였던 사무환경 등을 엿 볼 수 있는 시대 변화상을 반영한 자료들이라 가치가 있다’ 등의 설명과 함께 146페이지에 귀중한 사진이 담겨있다.

 

사진마다 설명을 보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자료집은 미국에 사는 지인이 예전 과천에 근무한 경험도 있고 책을 보고 싶다고해 미국에까지 건너갔다. 장롱속에 꼭꼭 숨어있던 색바랜 사진이 세상에 나와 이렇게 빛을 보고 귀한 몸으로 대접 받을 줄 몰랐다. ‘장롱사진 그게 뭐야?’ 하던 분들도 과천문화원 장롱사진 영상을 보고, 자료집을 보고 많이 부러워했다.

 

벌써 4번째 장롱사진 공모전이 열리고 있다. 인물사진부터, 집안 행사 사진, 회사 및 일상생활, 문화 유적, 골목길 등, 장롱 사진 공모전은 매년 열린다. 꼭꼭 숨겨놓은 과천에 얽힌 소중한 사진이 있다면 장롱사진 공모전에 참여해 나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