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6월>
<싱싱돌이 이야기 6월>
♡6. 1[토]♡ [서울대공원 걷기대회, 과천 화훼전시회]
서울대공원 ‘장미원 축제’를 갔는데 마침 한국토요타 자동차 주관 걷기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무조건 대회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접수를 마친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본격 걷기대회에 앞서 경품을 나눠주기 위한 이벤트를 했는데, 남자는 제기차기, 여자들은 겨털(겨드랑이 털) 보여주기였다. 나도 제기차기는 자신 있는데 남자들 게임이라...남자 제기차기는 16개 최고, 이제는 여자순서가 왔다. 무대에서 겨털을 보여주기 민망한 여자들이 쭈뼛거리는 사이 용기있는 어떤 여성이 무대로 나가 자신의 겨털은 1Cm가 넘는다며 자랑을 하고 선물을 받아갔다.<중략-게시판>
♡6. 6[목]♡ [현충일, 관악산]
오랜만에 수영팀과 관악산에 올랐다. 새벽 5시30분에 모이기로 했는데 지각생 한 명 없었다. 수영시간도 이렇게 잘 지켜주면 좋을텐데...백두대간을 함께 뛰었던 사람들이어서 더 반가움이...예전엔 국기봉까지 그렇게 멀게 느껴졌는데 자꾸 오르니 조금 가까운 느낌...국기봉 찍고 아지트에서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풀었다. 난 참치주먹밥+수박 준비했는데 완전 꿀맛...뭐든 왜 이렇게 맛있는거야... 체중은 경계수치를 넘어서기 직전인데 정신 차려야겠다. 등산후 수영 1시간, 점심 약속, 저녁 약속 오늘은 대체 몇 탕을 뛴거야ㅋ 살이 안찔 수가 없다.
♡6. 8[토]♡ [죽을뻔 했다]
주방에 뾰족 나온 선 하나 제거하려다 죽을뻔 했다. 펜치로 선을 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불꽃이 튀면서 전기도 차단..."펑" 소리가 너무 커서 더 놀랐다. 펜치를 보니 펜치 이빨도 빠졌다. 전기가 통하는 선이었는데 겁 없이 자르려고 했으니...전문가에게 맡겼어야 했는데...암튼 난 오늘 감전으로 죽을뻔 했다. 날 살려 준 펜치를 붙잡고 울고 또 울고...
♡6. 8[토]♡ [고마운 할머니]
내 일이면 열일 제치고 달려오는 LDS할머니와 우리집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72세의 연세가 믿기지 않게 곱게 늙으셨다. 예쁜 양산을 쓰고오셔서 양산 예쁘다고 했더니 할아버지가 생일선물로 사주시고 혼자 하늘여행 갔다며 금방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순수함도 많으신 소녀같은 할머니는 김치도 가끔 담궈주시데 할머니 얼굴에서 엄마 얼굴이 살짝 겹친다. 모처럼 직접 준비한 음식을 너무나 맛있게 드시는 할머니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6. 16[일+1]♡ [미용실]
지난번에는 지인소개로 "P" 미용실에서 펌을 했다. 그런데 미용실을 들어서자 잘못왔다 싶었다. 손님들의 생각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줄기차게 틀어대던 기독교(?)관련 영상, 간증 등을 침까지 튀겨가며 들려주는데 기막혔다. 펌을 시작안했다면 그냥 왔을텐데 머리 하는 내내 무척이나 불쾌했었다.
특정 종교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는듯 보였다. 전화 통화중에도 미용사는 영상 볼륨을 더 세게 올린다.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미용사였다니...미용실이 아니라 유령의 집 같았다. 뭔가 많이 삐뚤어져 보이는 미용사...지인에게 왜 그런곳을 소개했냐고 했더니 자기도 그 정도인지 몰랐다며 거듭 사과했다. 펌을 했는지 뭘 했는지 정신없이 미용실을 나왔다. 뭔가 홀린 느낌 불쾌했다.<충격>
오늘은 이런저런 부담을 주지않는 단골 평촌 미용실에 갔다. 역시 오래된 단골이 마음 편안하고 부담없고 좋았다. 왜 그렇게 발길이 뜸했는지 안부도 찬찬히 챙겨주고....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머리도 예쁘게 하고 오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집은 새집이 좋고, 친구는 오래된 친구가 좋다" 는 말이 생각난 하루.
♡6. 17[월]♡ [그녀]
카카오스토리(카스)에 띵똥 댓글이 달린다. "혹시 과천시에 근무한적 있으세요?" 라는....난 과천시에 근무했었다고 답하자, 바로 "언니 윤정이에요"하는 답이 날아온다. 윤정이와 인연은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민원실에서 예쁜 유니폼을 입고 재미있게 근무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했다. 아침마다 민원인 맞이 원고를 작성하고 방송하고, 건축물대장과 씨름하고 직인, 소인, 날인 도장을 팔뚝이 굵어지게 원없이 찍어대던 그시절, 내 푸릇한 시절 발바닥이 불타도록 열정을 다 바쳤던 그때 함께 근무했던 동료(윤정)의 등장이 반가웠다.
윤정이 아빠도 같이 근무했는데(나의 상사이기도 했던...), 윤정이 아빠성격은 은근히 까다로웠다. 아빠의 안부를 물으니 지금 74세인데 엄살이 심하고 성질은 여전하다고 한다. 윤정이는 불혹을 넘었고 여고생을 둔 엄마로 평촌에 살고있다며 언제 얼굴 꼭 한 번 보자고 한다. (당시 연애하던 직원과 결혼...)
윤정이 하면 "연애" , "향수" , "단정함" 등 단어가 생각나는데, 윤정이는 당시 훤칠하게 잘생긴 남자직원과 한창 열애중이었다. 남자직원이 나를 윤정이로 착각해 옆구리도 한 번 찔렀던 기억도 나고, 또 윤정이가 즐겨쓰던 향수가 있었는데 조금 과하다 싶게 뿌릴 때도 많았는데...오늘도 향수 이야기를 꺼내니 윤정인 그때 향수를 지금도 쓴다며 자랑하는데 향수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승무원 분위기를 연출하던 콧대 높았던 윤정이...20년이 지난 지금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윤정이는 20년 전 나를 "소녀"같았다고 추억하면서 내 블러그를 통해 소식을 알고있다고 했다. 특히 근무시절 "복날"이 되면 우린 돌아가면서 밥을 사면서 특별한 우정을 자랑했었다. 이렇게 카스를 통해 연락이 되는것도 세상 참 좋아졌다. 또 나와 의자매를 맺자고 했던 영란이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안부가 궁금하다. 윤정이와 톡 통화로 밤을 새울것 같아 다음에 얼굴 보는것으로 미루었다. 윤정이 등장으로 그때 직원들, 많은추억들이 영화 필름 처럼 돌아간다. 오늘 밤은 쉽게 잠들지 못할것 같다.
♡6. 20[목]♡ [돈 계산은 엄청 빠른...]
58세(여), 지능 낮음(지적 장애, 나이 10살 정도 수준), 외모 멀쩡(약간 통통, 평범한 얼굴), 한글 모름(문맹), 한글을 가르쳐 주려는데 거부(배울 의지 전혀 없어 보임), 언어 표현 약간 부족, 파트타임(환경미화원)하고 있음. 가정 일 잘함(음식, 청소, 빨래 등), 시키는것만 수동적으로, 대중교통 혼자 이용할 줄 모름(보호자가 없으면 혼자 외출도 못하는 비싼 몸), 병원 진료는 죽기보다 싫어함(어디 아파도 병원 가기 싫어 참는다), 잔소리 절대 싫어함, 칭찬만 좋아함.
그러나 유일하게 아줌마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한글, 숫자도 모르면서 돈 계산은 엄청 잘한다. 돈만 생기면 혼자 옷, 가방, 신발 닥치는 대로 산다. 옷가게에선 한 번 입혀 보고 "멋있다, 최고다" 라고 유혹하면 정말 그런가 착각하고 우쭐거리면서 옷값을 달라는대로 다 주고 덜컥 사온다.
옷가게에서는 아줌마의 부족한 심리를 이용해 두배 세배 바가지를 씌운다. 옷가게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 상대하기 쉬운 고객일 수 있다. 힘들이지 않고 옷을 쉽게 판매할 수 있고 부당이익도 볼 수 있으니...거기다 어떤 날은 돈 생기면 가져오라고 옷을 외상까지 준단다. 아줌마는 옷이 연예인 보다 더 많다. 왜 그렇게 옷을 사냐고 물으면 "여자는 다 그래요" 라며 어디서 들어본 말도 인용할 줄 안다. 청소일을 하면서 화려한 무대 의상 같은 옷을 입는 아줌마...
이런 아줌마가 13년 차이의 괴팍한 남편과 재혼해서 10년 넘게 같이 살고있는데, 남편은 답답한 아줌마 때문에 "환장"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편의 성격은 어떨까? 당시 명성 높은 학교(상고 출신)이니 당연 셈은 빠르다. 72세의 나이에 이해심 부족, 할말 못할 말 쉴새없이 말하고(자신의 말만 옳다고 주장, ), 분수 모르고 남의 탓하고, 시비 걸고 싸움 잘하는 성격으로 한평생을 살아왔고, 수없는 이혼으로 자식들은 모두 떠났다고 했다.
"폭군" 이란 단어가 연상되는 남편이 몇년 전 우리 마을에 등장했으니 깜놀(깜짝 놀랄 일) 할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과 툭하면 시비가 붙고...뜯어 말리고... 사람들은 이런 괴팍한 남편의 비위 맞추는 일도 소처럼 일만 하고 화도 낼줄 모르는 그런 마누라니까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줌마가 잘하는 것 또 한가지...장미를 사오면 어디서 사왔는지 꼬치꼬치 캐묻고 평소엔 볼 수 없는 초능력을 발휘해 꽃집으로 달려가 똑같은 장미를 사온다. 아줌마 앞에선 냉수도 못마신다, 이거달라 저거달라 눈에 보이는대로 달라고 하고 내가 하는대로 그대로 따라한다. 이렇게 뒷목을 잡게 할 때면 답답함에 야단을 하면 금방 미안하다고 말할 줄도 안다. 미안하다고 말할 때 그때뿐 돌아서면 말짱도루묵이 된다. 58년을 남의 통제하에 답답하게 살아온 아줌마, 평생을 삐뚤어진 성격으로 살아온 남편 모두 치료도 어려울것 같고 고쳐질것 같지도 않다.<심각>
이 부부를 보면서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때가 있었다. 남편은 큰 수술을 받고 펄펄하던 성격이 조금은 누그러진 상태이고 그나마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괴팍한 성질은 여전하고, 아줌마의 답답함도 개선여지도 없어보인다. 소설 같은 일들을 내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 정도는 맛보기 정도). 그래도 마음 한켠에 순수함 한가닥이라도 엿볼 수 있으니 주변에서 이해하고 넘어가주는것은 아닐까?
♡6. 21[금]♡ [입지 않은 옷들과 안녕]
얼마전 지인이 외국 수출하는 옷(아들 회사)이라며 청남방을 선물주셨다.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주셨는데 입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하다. 문득 잠자고 있는 여름옷들이 떠올라 정리에 들어갔다. 1년에 한번도 상봉 못한 옷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혹시라도 살빼면 입을까 싶어 고이 모셔두었던 예쁜 옷들이 수두룩하다. 요즘엔 헐렁한 옷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렇게 예쁜옷은 "그림의 떡"이 된지 오래다. 몸을 옷에 맞춰야 하는건지, 옷을 몸에 맞춰야 하는건지 요즘은 내 모습이 참 애매모호 하다. 몸을 괴롭히지 않은 그냥 편한 옷이 좋다.
오늘 새벽 예쁜 옷을 몇개 골라 수영장 예쁜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가 입으면 예쁠것 같은 옷을 골라 전했는데 그녀는 자기취향이라며 많이 좋아했다. 장농에서 잠자는것 보다 누군가 예쁘게 입어주면 내겐 고마운 일이지...
휴대폰도 "휴대폰 변천사" 란 제목으로 그동안 쓰던 휴대폰을 보관해 왔는데 얼마전 모두 정리했다. 90년대 초창기 휴대폰 막 나왔을 때 투박한 휴대폰과 지금 스마트폰을 비교해 보니 휴대폰 변천사가 느껴진다. 다만 "삐삐"는 그냥 두었는데, 지금처럼 휴대폰과 씨름하지 않아도 되었던 "삐삐" 시절이 그립다.
♡6. 26[수]♡ [영화 닥터를 보고]
둘리기자가 자기 휴무에 맞춰 영화 한 편 보자며 연락이 왔다. 정기적으로 영화도 보고 수다를 떨자고 했던 그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다. 평일 저녁 시간대라 비교적 한산한 영화관에서 편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주는 이런저런 혜택을 한껏 누려가면서....
영화 보고 안동찜닭에서 찜닭 한솥을 먹고 카푸치노 한 잔을 나누며 밀린 수다에 들어갔다. 늘 유쾌한 둘리의 최대 관심은 키우고 있는 강아지, 고양이들 이야기...아파트에서 많은 동물을 키우다 보니 이웃에 신고당한 적도 있다는데, 실컷 동물자랑을 하더니 언니도 키워볼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 <중략>
♡6. 28[금]♡ [눈깜짝 반년이~ ]
"2012년"이란 단어가 아직도 익숙치 않은데 벌써 한 해 반년이 훌쩍 지났다. 반년을 보내면서 후회되는 한가지...늘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었던 일들은 바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부모님과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말이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 시점..."지금" 이순간도 시간은 쉼없이 흐르고 있으니 "내일, 다음"으로 미루었던 일들, 후회되지 않도록 남은 반년엔 좀 더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