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학기행◐

동서문학상 김홍신작가와 함께하는 제주문학기행에 다녀와서<후기>

싱싱돌이 2012. 10. 29. 20:58

동서문학상 김홍신작가와 함께하는 제주문학기행에 다녀와서^^

 

♡ 언제 : 2012. 10. 25~26(목~금)

♡ 어디 : 제주도 1박2일

♡ 코스 : 1일차) 김포공항 출발-제주문학의 집-이중섭 미술관-칠십리 시공원-금호리조트-문학의밤

2일차) 금호리조트 조식- 우도투어(우도봉, 검멀레, 서빈백사)-성산항-김포공항 도착

 

[출발]

우여곡절 끝에 떠나게 된 제주문학기행...2년 전 “조정래 작가와 떠나는 남도문학기행” 추억이 너무 진해서 이번 제주문학기행 행운에 대한 설렘도 컸다. 19,200여 편 작품을 응모했다니 완전 뜨겁다. 높은 경쟁률이 있었던 만큼 참가자들 모두 문학 열정이 뜨거운 사람 다 모인것 같다.

 

이른 아침 서둘러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백정희 씨와 만나기로 했는데 나만큼 지리 감각이 어두운 정희 씨도 길을 찾느라 헤매고 있다. 공항에 도착하니 조금 여유가 있어 스타벅스에서 정희 씨와 카푸치노 한 잔을 마셨다. 빈속에 카푸치노 한 잔이 온 몸에 찌르르 전율 같은게 느껴졌다. 또 비행기 타기 직전 갈증 해소 차원으로 커피 음료를 준다. 커피를 연거푸 마셨더니 멀미 예감이 진한데...

 

[비행기 탑승-착륙]

양 옆에 “전” 씨 성을 가진 부산에서 온 두 친구가 앉아있다. 부산 사투리가 이렇게 정겹게 들리다니...수경 씨는 우연히 커피 마시다 응모하게 되었고, 또 다른 친구는 이미 수상 경험이 있는데 비행기는 처음 타 본다고 했다. 신세계 친구들과 조잘조잘 하다 보니 어느새 착륙할 시간이 왔다. 그런데 기체가 조금 흔들린다 싶더니 우르랑쿵쾅 심한 굉음에 많은 분들이 놀랐다. 차멀미 느낌이 있었던 나도 속이 울렁...이렇게 뒤집힌 속으로 어떻게 하나 걱정 했는데 다행히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티웨이 항공” 항공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불안감은 늘 긴장하게 한다.

 

[제주공항 도착]

몇 번째 제주 땅을 밟는거지? 추억여행, 한라산 등반 등 제주도 추억이 코 끝을 싸아하게 만들고....

 

바로 제주문학의집으로 이동했는데 아늑하게 꾸며진 북카페에서 조편성과 조장을 선출하고 이종형 시인으로부터 제주문학사 이야기도 길게 들었다. 단체 기념촬영을 위해 내 옆에 있는 이종형 시인은 불타는 활화산 처럼 몸은 뜨겁고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다. “왜 그렇게 몸이 뜨거우세요?” 라고 하자, “더워요” 수줍게 웃으시는데... 많은 여성들 앞에서 긴장을 하셨나 보다. 시를 낭송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시인은 다 외우지 못한다며 책을 보며 떨리는 음성으로 낭송을 해주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점심시간]

배고픔이 절정에 있을 때 먹었던 “흑돼지 샤브샤브” 기대를 너무했나? 멀미 여파? 제주 특유의 색다른 맛을 볼 수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배고픔은 충분히 달랬다.

 

[이중섭 미술관, 작가와의 산책길]

이중섭 미술관 역사를 듣고 나오다 길 옆에 노란 하트귤을 만났다. 탐스러운 귤을 보자 군침이 꼴깍... 손이 닿는 거리지만 만져 보는것도 아까울 정도... 제주 날씨는 반팔이 그리울 정도로 포근하고 화창했다. 이중섭 거주지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를 보니 코 끝에 찡해옴을 느꼈고, 순둥이 개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올누드를 선보여 민망했다.

 

제주산책길 중에 아름다운 길로 뽑힌다는 길을 김홍신작가와 걸으면서 보는 제주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눈만 돌리면 그림 같은 풍경이 환상의 섬이란걸 바로 실감하고 만다. 칠십리 시 공연 야외 강연을 앉아 들을 때 마린보이 박태환선수를 닮은 동서식품 직원이 멀미약을 살짝 건넨다. 아까 비행기 멀미 이야기를 했더니 잊지 않고 챙겨주는 센스에 놀랐다.

 

[숙소로 이동]

우리가 묵을 숙소는 금호리조트 508호,,,바다가 보이는 쪽을 기대했으나 아쉽게 반대쪽 방이 배정되었다. 그러나 제주도 푸른 바다 구경은 원없이 할 수 있었다.

 

[문학의 밤]

리조트에서 뷔폐로 양껏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늘의 하일라이트 문학의 밤 행사에 참여했다. 동서식품 김창수 부사장님 인사말- 즉석 오행시- OX골든벨-조별 기행문 발표회- 김홍신 작가 강연 등으로 이어졌는데, 즉석 사행시 “삶의 향기”, “동서 식품” 등이 시제였는데 1초도 안되서 즉흥 시를 내놓는 사람들 번쩍번쩍 실력에 놀랐다. 이어 OX 골든벨도 흥미진진한 시간이었고, 이젠 조별 기행문 발표 시간이 왔다.

 

짧은 시간 연습도 많이 못한 우리 4조...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10명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장윤정 “어머나” 노래를 개사해 다 같이 합창을 하는걸로 결정했다. 다른 팀에게 비밀유출을 염려해 창문까지 꼭꼭 닫고 개사를 하고...드디어 발표시간...4조가 먼저 발표하게 되고,,,10명이 우루루 나가 우왕좌왕 박자도 엉망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다른팀도 짧은 시간에 아이디어도 대단했다. 비교적 잔잔하게 기행문 발표를 한 2조에서 우승을 차지해 상품권을 타게 되고...골고루 상품을 주려는 배려도 있어보였다.

 

문학의 밤 마지막으로 김홍신작가의 강연을 들었다.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보는것, 분별력을 가졌는가. 열려있는가. 나를 잘 들여다 봐라. 나는 누구인가. 내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책을 3권을 읽어라, “문학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읽고 쓰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글을 쓸 때는 본인의 개성과 감성을 잘 살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내 말과 남의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최고”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인거 처럼 최고로 살아라, 윤동주 시인이 사후에 알려진 이야기 등...유익한 시간이었다.

 

재미있고 달콤했던 문학의 밤이 끝나고, 기행 소감 한 줄 써서 보드에 붙이고, 그런데 어느새 제주문학의집에서 찍은 단체사진과 연아커피와 문학 수상작품집 등 선물도 한아름 준다. 여성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빡빡한 하루 일정을 정리하고 샤워까지 마쳤다. 룸메이트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바로 단잠에 빠졌는데 어둑한 새벽이 와 있었다. 밖을 보니 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큰엉 바다에서 어두운 채로 사진을 담고 뷔폐(양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2일차 성산항 출발 우도로 가는 길]

어둠이 몰려오더니 급기야 비 오고 바람 불고,,,비옷을 입었는데 비옷마져 찟길 정도로 매섭게 부는 바람이 야속했다. 그 와중에 배는 떴고, 제주 거센 바람을 비껴가며 겨우 사진 몇 컷 담았다.  우도에 도착하니 비는 멎었고 바람만 조금 불었다. 이승익 시인의 ‘섬문학’ 강연도 들었는데, 더 많이 알려주고 싶어서, 더 많은 깨달음을 주기 위해 애쓰셨는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안타까웠다.

 

우도봉 하늘은 구름과 파란하늘이 연애를 하듯 춤을 추고 있었다. 파란 물빛도 그만이고, 우도봉에서 서빈백사장으로 갔다. 발 밑에 신비한 모래사장이 펼쳐지는데 완전 감동 물결이었다. 그 모래를 가져가면 벌금 5천만 원이라고 했는데 공항에 도착하니 내 옷에서 두둑 모래가 막 떨어진다ㅋ

 

[제주에서 마지막 점심]

뿔소라 뚝배기를 먹었는데 큰 뚝배기에 제주 해녀가 잡아 올린 뿔소라가 듬뿍 담겨 있고, 꽃게에 새우까지 국물은 정말 시원해서 속이 확 풀렸다. 그러나 우아하게 먹기는 힘들었다. 장비를 갖고 소라를 꺼내기 위해 사투를 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으니...주인은 소라 빼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데 급한 난 젓가락으로 뚝딱 빼서 먹자, 주인은 내 고향을 묻는다. “저도 고향이 동해바다래요~”

 

[전국에서 모인~]

이번 참가자 중에 최연소 앳된 고등학생에서 부터 최고령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고 부산, 진주, 대구, 우도 등 전국에서 다 모였다. 대전에서 택시 타고 공항까지 오신 분도 있고, 우도에서 오신 홍정희 씨는 내게 우도봉에서 사진을 부탁한다. 김홍신작가 옆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예쁘게 사진에 담았다.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문자가 온다. “우도 해녀라고 자신을 밝힌 홍정희 씨는 우도 오면 꼭 한번 오라며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문자속에 정이 폴폴 풍기고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제주문학기행을 통해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껴보았다.  문학기행을 통해 얻은것은 차근차근 내 속에 저축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나의 길을 가고 있다.

 

[1박 2일동안~]

들장미 소녀 캔디를 닮은 카메라우먼 개미허리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연신 방글방글 거리며 명랑하게 사진을 찍고 또 찍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마구마구 풍겼던 미녀 카메라우먼을 칭찬하고 싶다. 또 김미주 차장님 웃는 모습에 많은 사람이 쓰러졌을 듯, 여린듯 하지만 추진력은 정말 기막혔다. 어떤 사회자가 이렇게 야무지고 똑부러지게 진행을 할 수 있을까? 또 마린보이 박태환을 닮은 동서식품 토실토실 직원(이름 파악을 못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애쓰는 모습, 또 영상을 담던 직원..처음엔 남성으로 착각했는데, 묵묵히 애쓰는 모습들이 참 좋은 인상을 주었다. 모두 고생하셨단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문학기행에 동행하셨던 동서식품 부사장님, 홍보부장님~직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