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앨범◑

2012, 강원도 수련회를 다녀와서^^

싱싱돌이 2012. 10. 14. 16:02

 

 

                 <앗 감이다!! 아직 안익었네..> 

 

 <과천시 시각장애인 수련대회 다녀와서^^>

♡ 언제 : 2012. 10.12~13(금~토)

♡ 어디 : 강원도(1박 2일)

♡ 인원 : 과천시 시각장애인 40명(+3명)

♡ 코스 : 1일차) 화진포 해양박물관→ 화진포해수욕장→이승만 별장→낙산사

2일차) 휴휴암(양양)→옥색약수터→용소계곡

 

과천시 시각장애인 40명과 수련회를 다녀왔다.  1박 2일간 안내와 사진 담당으로 가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둘리기자랑 함께 간다는 것도 좋았다.

 

강원도 날씨는 환상적이었다. 바다, 하늘, 땅 모두 눈이 부실 정도였다. 해맑은 얼굴들 40명은 어디론가 떠난다는 자체만으로 들떠 있었다. 가는 길 지루할까봐 노래방 기계를 돌렸더니 가수가 울고 갈 정도로 노래실력들도 대단했다.

 

가는길 휴게소에서 화단 가득 봉숭아 꽃이 예뻐서 빈컵을 들고와 정신없이 꽃잎을 땄더니, 다른 분들도 똑같이 봉숭아꽃을 따면서 봉숭아 물들이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첫 날 12시 속초 <초당두부집>에 도착해 맛있는 두부전골로 점심을 먹었는데 주인의 진한 강원도 사투리와 얼큰한 전골 맛에 모두들 반한 눈치다. 점심을 먹고 화진포 해양 박물관과 해수욕장, 이승만 별장을 둘러보았다.

 

사진 찍는것에 대해 조금도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사진 많이 찍어달라며 멋진 풍경 앞에 미리 가서 대기하고 서 있는 분들....비록 세상이 흐릿하게 보일지라도 마음안엔 무수히 많은 화창한 별이 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어 낙산사를 이동하면서 왼쪽은 낙산사, 오른쪽은 우리 고향 산이 보이고 우리 부모님이 저를 보고 계실거라고 했더니 협회 대표가 그쪽에 잠시 들렸다 가자고 했지만 단체 이동인데 말씀만 고맙게 받았다.

 

낙산사는 화재 후 복원되고 나도 처음 구경했다. 워낙 웅장함과 비경이 뛰어난 곳이어서 말이 필요없을 정도...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낙산사 정문 안내를 맡은 청년이 흔쾌히 사진도 척척 찍어주며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대웅전엔 소원을 비는 관광객이 무척 많았고, 나도 그중에 한 명으로 들어가 절을 하고, 또 바쁘게 이동했다. 사진 찍으랴 안내하랴 마음이 분주했던 하루...

 

숙소는 협회 대표가 사전답사를 마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잡았다(에어포트 콘도-양양) 30평 짜리에 5명씩 배정하고, 난 둘리와 같은 방을 쓰면서 밤새 수다 떠느라 시간 가는줄도 몰랐다. 둘리는 당면과제로 많이 힘들어 해서 둘리에게 좋은 해결방법도 제시해 주고...그리고 꿈나라에 갔는데 피가 곤했는지 둘리는 코까지 곤다. 아마 나도 골았을것 같은데ㅎㅎ

 

숙소에서 저녁(해물탕) 익일 아침(황태탕) 식사를 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신다. 내 옆에 있던 분이 자신의 고향도 양양이라며 반가워 해주셨다. 협회 대표는 여행와서 잘먹게 하고 싶었고 만족한 잠 자리를 만들어 줄려고 애썼다고 했는데 세심한 노력 흔적이 보였다.

 

저녁을 먹고 둘리랑 협회 대표와 밤바다 산책에 나섰다. 바닷가 커피숖에서 잘 내린 커피를 홀짝거리며 철썩 밤바다, 드넓은 모래사장, 상큼한 공기, 영화 주인공이 따로 없었다. 이대로 몇일간 쉬고가면 딱 좋을것 같은데,,,,

 

새벽에 일찍 일어나 유명한 ‘해수사우나’를 즐기고 싶었는데, 피곤한 나머지 7시까지 늦잠을 잤다. 그러나 나보다 더 잠꾸러기 둘리는 아침 따위 필요없다며 눈을 못뜬다.

 

2일차) 설악산으로 가서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으나 설악산 입구부터 차들이 장사진이란 말에 일정 변경을 해 오색 약수터와 용소폭포를 구경하는 걸로 결정했다. 오색으로 가는 길 굽이굽이 깊은 골짜기에 울긋불긋 가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다음주 정도면 더 화려한 색깔의 옷으로 갈아 입을것 같은데,,,지금 이 풍경도 말이 필요없었다.

 

그러나 주말 관광객 버스들로 주차전쟁이 따로 없었다. 용소계곡 올라가는 길도 돌 길이어서 시각장애인들은 힘들어했다. 간신히 용소폭포에서 사진 몇장 찍어주고, 점심 예약(남설악 식당) 집으로 가는데 사람과 차들이 엉켜서 600미터 거리를 걸어야만 했다. 주말 관광객 엄청났다.

 

남설악 식당으로 가니 미리 예약해 놓은 황태, 더덕구이 맛 정말 끝내줬다. 거기다 곤드래, 버섯 나물 비빔밥, 기가 막힌 된장찌개, 곤드래 막걸리 한 잔 1박 2일 마지막 점심 식사이니 만큼 맘 놓고 정신없이 먹었다.

 

모두 만족한 점심을 먹고 올라오는 길... 많이 먹은 만큼 화장실 급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휴게소 한 번 휴게하고 바로 과천에 도착... 모든 인원 안전하게 만족한 수련회를 마치고 도착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

 

따뜻한 인사를 잊지 않고 해맑게 웃으며 돌아가는 분들 얼굴을 보니 내 마음에도 뿌듯한 보람 같은게 느껴졌다. .사진기자가 빠릿해서 맘에 쏘옥 들었다는 분, 고생 많았다며 내 음성 기억하려는 분, 내 작은 도움이 그 분들 마음이 행복해 해서 나두 좋다.

 

둘리와 저녁은 다음에 만나 회포를 풀며 하기로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둘리가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보고 싶다는 말을 연발하며 돌아갔는데 문자가 온다. “언니 나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고양이 똥 치우고 밥 주고 청소 해야되요” 큰고양이, 개 3마리 키운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난 그냥 줘도 못키우겠다. “너 고양이 얼른 다른 사람에게 분양해 주면 안되니?” 했더니 둘리는 펄쩍 뛴다. 별난 취미다. 암튼 난 고양이는 못키울것 같다. 대단한 둘리~ㅎ

 

(휴휴암과 화진포 해수욕장이 참 좋았는데 다음에 그쪽으로 일정 잡아 편안하게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