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돌이일기◐

나의 이야기[4월]

싱싱돌이 2010. 4. 30. 11:30

 

<4월은 입새달-물 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4월에 시 한 편 <봄날 아침 식사-이해인>
냉이국 한 그릇에 봄을 마신다
냉이에 묻은 흙 내음
조개에 묻은 바다 내음
마주 앉은 가족의 웃음도 섞어
모처럼 기쁨의 밥을 말아먹는다
냉이 잎새처럼 들쭉날쭉한 내 마음에도
어느새 새봄의 실뿌리가 하얗게 내리고 있다

♡4.  1♡(목)[아쉬움]
매년 빠뜨리지 않았던 "과천 생음악전성시대"을 올핸 놓쳤다. 오늘 저녁 공연인데  며칠전에 알았다. 뒤늦게 둘리를 압박(?)했더니 둘리도 발만 동동 구른다. 둘리 얼굴도 보고, 저녁 먹으며 수다도 떨고, 정보도 나누고 겸사겸사 계획이 물거품..

♡4.  4♡(일)[108배-사과나무]
108배가 전신운동은 확실히 되는것 같은데 꾸준히 한다는게 쉽지 않다.의지 부족...우리집 사과나무에도 새순이 뾰족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올핸 사과가 열리겠지?

♡4.  5♡(월)[바다]
어린시절 바다는 넓고 넓은 포근한 엄마였다. 지금도 우울하면 달려가는 파란바다가 날 슬프게 한다. 태안 기름유출, 천안함, 많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해적들에게 공격 당하고 연일 가슴 철렁 바다뉴스에 얼마나 가슴 졸여야 하나? 얼마나 목 놓아 울어야 하나? 언제까지나 내가 기대고 싶은 바다는 넓고 넓은 포근한 엄마 바다.. 

♡4.  6♡(화)[오토바이가~]
시내를 지나다 앗 깜짝이야...코앞에서 오토바이가 폭발했다. 도로에 끼어들려는 오토바이가 갑자기 꽝 굉음을 내더니 순식간에 형체가 없어졌다. 뭉게뭉게 구름이 파란하늘을 뒤덮었고, 화력도 어찌나 강한지 차안까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은 불을 꺼보려 애를 쓰는데 소용 없었고, 오토바이 앞에 주차된 외제차가 시커멓게 그을리는데 다행히 차주는 없었다. 형체가 다 없어진후 도착한 소방대원들...주차장 같은 도로를 뚫고 오느라 시간이 더 걸렸을것 같다. 한 군데서 꼼짝 못하는 차들....완전 전쟁 같은 하루였다. 불, 물 너무나 무섭다. 또 한 번 크게 놀랐다. 

♡4.  7♡(수)[맛있는 해물짜장]
와~오늘 아침은 맛있는 해물짜장을 먹었다. 아침에 짜장면을 먹는다는것 상상도 못한 일이었는데 요리솜씨 뛰어난 소피아 정성으로 따끈한 아침을 먹었다. 특별한 공간에서 맛본 짜장 맛에 홀딱 반했다. 수영후 잠깐의 행복한 여유는 언제나 설렌다. 

♡4.  11♡(일)[강화 진달래 축제]
봄이 오면 푸르트 음악을 들으며 봄꽃 마중 가야지..기다리던 진달래 축제에 가는 날...맛있는 김밥과, 인삼젤리을 먹으며 어느새 고려산에 도착...길은 폭신거리고, 생각보다 먼지는 많지 않았지만 사람꽃은 엄청났다. 오순도순 대화 나누며 오르는데 우릴 반긴것은 노오란 산수유였다. 노오란 꽃 하나에 이렇게 마음 다 빼앗기는데 진달래 꽃밭을 만난다면 음~~ 얼만큼 올랐을까. 산수유 닮은 생강꽃이라는 노오란 꽃이 반긴다. 그 옆에 떨고 있는 진달래엔 봉오리 조차 보이지 않고 어~이상해?? 아직도?? 꽃망울 조차?? 결국 진달래 구경도 못했다.중략<상세후기-게시판>

♡4.  15♡(목)[향수 냄새 때문에]
모니터 기관을 방문했다. 한강과 남산이 한 눈에 보이고..80대 기자 출신 여성 회장..백발에 빨간색 쟈켓, 성대를 잃어서 마이크 사용도 안된다며 가까이 앉으란다. 장미향수를 들어붓고 나왔는지  눈, 코가 마비될 정도...알아 듣지도 못하는데 인사말도 길게도 한다. 그정도면 다른 방법도 있을텐데...답답한 마음에 커피만  연거푸~

♡4.  16♡(금)[뉴스에~]
어~저 이름은? 내 첫 직장 첫 상사였는데...자랑스런 이름이었다면...아직도 충격...

♡4.  18♡(일)[벚꽃축제]
경기도청 벚꽃축제에 다녀왔다. 완전 초절정..노오란 개나리, 눈꽃처럼 내리는 벚꽃..눈앞에도 펄펄, 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꽃밥 튀겨 놓은 날~ 송이송이 활짝 피어난 벚꽃 쭉 뻗은 팝콘 예술이었다. 눈 부시게 내리는 하얀 꽃가루 실컷 맞고 행복해 했다. 작년엔 4월초에 벚꽃이 지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확실히 늦다.

축제에 다녀오면서 싱싱 돈나물도 케고, 싱싱 쑥도 한 아름 케서 늦게 집에 돌아오니 맥가이버 천사님이 선물 한 상자(골고루)를 놓고 가셨다. 언제나 고마워라~

♡4.  18♡(일)[옆집에선 폰배터리와 전쟁중?]
옆집 아주머니가 똑똑 노크를 했다. 저기 이것 좀 손 좀 봐 줘요. 하며 휴대폰을 내미셨다. 약을 바꿔야 하는데 도통 안빠져~ 제가 바꿔 드릴게요. 휴대폰을 보니 모레가 한가득.. 왜 이렇게 모레가 잔뜩 묻었어요? 아~밭에서 일하다 왔는데 모레가 들어갔나 보네요..깨끗이 청소하고 배터리도 바꿔 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 가셨다. 

그런데 잠시뒤 다시 오셨다. 이거 어떻게 빼는 거야? 이건요 눌러서 아래로 당기면 되요. 내가 시범을 보이고 아주머니 수차례 시도했는데 못 여신다. 아들이 신형이라고 사줬는데 난 못쓰겠네...그럼 그동안 어떻게 배터리 바꾸신거예요? 이거 통째로 충전해 썼지 뭐~아주머니 한테 신형 폰 배터리 교체는 역시 넘 어려웠나 보다ㅋ
 
그런데 이젠 내  손을 잡아끈다. 우리집에 잠깐만 가요.아주머니 손에 끌려 옆집에 갔더니 아저씨가 계셨다. 두분이 폰 배터리 교체하기 위해 씨름할 만큼 하다 나한테 온신거다. 그때 아주머니는 여보~ 옆집 처자 모시고 왔으니 한 번 배워 봐요~그것도 하나 열지 못하고 눈을 하얗게 흘기시는데  그때 아저씨 반격이 나선다. 그럼 당신은 왜 못열어!!  공사장에서 쌀 두가마니씩 지고 다녔는데 이건 못하겠네..

아저씨 보세요~일단 꾹 누르고 자기 앞으로 당기세요. 힘으로만 하지 말고 그건 요령이 필요해요. 그러나 아저씨 열 번 시도해도 분리 못하신다. 그때 아저씨~ 뭔 넘에 휴대폰이 이렇게 까다롭데...두 분 때문에  넘 많이 웃어서 배꼽이 다 빠지는줄 알았다. 분리 하는것 보고 싶었지만 결국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요즘 신식 휴대폰 누가 만들었는지 못쓰겠다며 괜한 휴대폰 원망만 하시는 두 분 너무 귀여웠다. 

휴대폰 배터리 분리 성공하면 전화 하신다고 했는데 아직도 전화가 없으시다. 오늘도 밭에서 땀 흘리고 오셨을텐데 아주머니 아저씨께 너무도 어려운 휴대폰 배터리 그것 못 여신다고 스트레스 받으시면 안되는데... 언제든 우리집에 오세요~

♡4.  20♡(화)[오은선 대장 꼭 성공하길 바라며]
여성 세계 최초의 히말리야 8천m급 14좌 완등을 놓고 우리의 자랑 오은선 대장이 안나푸르나 등정하는 모습을 KBS에서 생중계 한다. 현지 생방송(4.18일)을 다시보기로 봤다. 삶과 죽음의 능선을 넘나들며 한계를 극복해야 갈 수 있는 히말라야...작은 몸짓이 안쓰러운 오은선 대장 인터뷰 모습 보니 컨디션 좋아 보인다. 고소증세로 고생하는 KBS 취재진을 격려도 하면서..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조건이 문제라고..

 
정말 KBS 취재단 켐프 바로 옆으로 엄청난 눈사태가 일어나는데 놀랐다. 지난번 도전도 기상악화로 코 앞에서 실패했는데 이번엔 안나프루나 여신이 오은선대장을 받아 주었으면...우리 모두가 실의에 빠져 있는데 오은선 대장이 꼭 성공해 기쁨과 감동을 선물해 준다면...KBS에서 중계 예정(4.25)이니 안방에서 거대한 아름다음과 완등 장면을 생생히 볼 수 있을것 같다. 응원을 보내는 엄홍길 대장도 많은 산악인을 잃고 4번만에 성공한 안나프루나를 작고 당찬 오은선 대장도 꼭 성공할거라 믿는다고...마음이 두근두근 떨린다. 4월 25일 완등 그 순간 놓치지 말아야지..파이팅~

♡4.  21♡(수)[무상 제공-종이]
인쇄소에 다니시는 101호 아저씨는 늘 뭐 하나씩 챙겨서 문앞에 놓고 가신다. 신문 스크랩도 해주시고, 짧은 메모, 좋은 글, 복사용지, 책, 예쁜 편지지, 이면지 등등..너무나 요긴하고 잘쓰고 있다. 종이는 평생 무상 제공해 주신다고.<고마움>

♡4.  25♡(일)[환상의 섬 사량도]
동양의 나폴리 사량도 지리산(두번째)에 다녀왔다. 5시 20분 밤 12시 집에 도착...어젯밤은 온밤을 하얗게 지새우고...총대장님 말씀 따라 천안함 순직 장병 애도묵념, 따끈 호박죽, 김밥, 꽈당 백두요정...호두과자, 커피를 나누고...화장실 급해 미니휴게소에서, 통영 초록빛, 가슴 싸한 바다. 노랑들꽃, 제비붓꽃,동백꽃, 싱싱회, 막걸리 한 잔, 맛난 도시락, 입담걸쭉 수영팀, 감탄연발, 또 가고 싶은(상세-후기 게시판)

♡4.  27♡(화)[오은선 대장]
오은선 대장이 여성 최초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순간 눈물이 흐른다. 신의 영역에 태극기를 뽑고 오은대장과 KBS중계팀도 울었다. 잔인한 4월 실의에 빠져 있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의지의 한국인...등정후 매우 위험하다 하니 무사귀환을 빈다. 

♡4.  29♡(목)[천안함 순직장병 영결식]
너무나도 슬펐던 4월이 흐르고 있다. 천안함 희생장병 모두 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길...<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