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사량도(지리산) 다녀와서
사량도(지리산) 다녀와서
♡ 언 제 : 2010년 4월 25(일)AM 5:20~12:00
♡ 누구와 : 안양TS산악회 회원 90여명과
♡ 어 디 : 사량도 지리산(398m).경남 통영
♡ 코 스 : 내지항-금부계-이정표-365봉-지리산(398m)-366봉-돈짓재-우회전-
성자암-옥돈 선착장-한국통신-사량면사무소-금평항 선착장(진촌리)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사량도 지리산에 다녀왔다. 몇년전 무박으로 떠나 본 사량도 매력이 진해서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행운처럼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새벽4시...날이 채 밝기도 전에 주섬주섬 준비를 마치고 5시 20분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바다를 보러 간다는 설렘 때문이었을까? 어젯밤은 온밤을 하얗게 보냈다. 무거운 눈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를 챙기고, 20도 이상 오른 다는 날씨정보를 듣고 속엔 반팔도 챙겨 입었다.
좋은섬 여행에 버스 두 대에 반가운 회원들이 꽉 찼다. 먼길을 위해 서둘러 버스는 통영을 향해 "빵" 출발했고, 총대장님 산행안내가 있었다. 어젯밤 천안함 뉴스를 지켜보시며 마음이 슬퍼서 한 숨 못주시고 오셨다는 총대장님...천안함!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나도 어젯밤 친지, 이웃의 천안함 슬픈 사연을 지켜보느라 꼬박 새웠다. 총대장님 말씀에 따라 천안함 순직 장병을 애도하는 묵념도 잠시 올리고, (지금은 천안함 순직자 애도기간)
잠시 뒤 맛있는 김밥과, 장영림 총무님이 밤새 잠도 못 주무시고 쑤어 오셨다는 따끈 호박죽이 돌았다. 아침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쉴새없이 운전 하신 정석기사님은 첫 번째 휴게소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저기 앞에 꽈당 넘어진 백두요정님...넘어져서 일어나지도 못하니 사방 에서 부축하는 남자회원들 손길이 분주하다. 산행 시작도 못했는데?? 그런데 얼굴을 보니 산행은 큰 무리 없을것 같아 마음 놓았다. 호두과자, 커피를 나누며 달려가는데 가도가도 멀기만 한 통영...여기저기서 화장실이 급해 오는 소리가 들리고... 더이상 달리면 큰일날것 같은데...다행히 미니휴게소에서 잠시 휴게를 갖고 또 달려 드디어 통영에 도착...
비릿한 바다내음 와~정말 예전에 왔을때와 확 다르다. 날씨는 못견디게 좋고,우릴 환영하는지 흘러나오는 트로트음악에 맞추어 유람선에 오른다. 초록빛 바다는 답답한 마음 어서 내려놓으라며 은빛물결 쉴새없이
찰랑찰랑 거리고 사이다 같은 싸~함은 가슴이 뻥 뚫리는것 같다. 오늘은 회원들 예쁜 모습과 인터뷰를 담는 코털(?)회원도 분주해 보였다. 사방 병풍 같은 바다를 안고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니 길 옆에 앙증맞게 피어난 제비붓꽃, 취나물, 노랑들꽃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앞에는 백두조교님과 우량 아들도 힘들어 하면서 씩씩하게 잘 오른다. 후끈한 열기에 땀이 비오듯 해 상의를 벗고 오르니 쪽빛 담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잠시 이성을 잃는다.
해풍에 시달린 노송이 아슬아슬 매달려 있고, 바위 능선을 싸고 있는 숲, 뾰족 웅크린 바위,,,신비한 별천지에 마음을 다 빼앗겼다. 배낭 터지듯 간식, 도시락을 싸 온 수영팀(관영)이 수시로 간식을 손에 쥐어주니
입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배경마다 사진도 자동으로 척척 담아주니 고맙기도 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며 거북이 산행을 하다보니 우리가 가장 후미란걸 알았다. 수영팀 언니(한춘)이름처럼 남성스럽고 걸쭉한 입담에 지리산도 놀랄지경ㅎㅎ 웃고 즐기며 또 한 차례 간식타임엔 총대장님이 과일 한 박스를 풀어주셨다.
눈,코,입,귀가 동시에 즐거워 하고, 바다를 휘감아 도는 맑은 물빛과 바다의 그림자가 환상적이었지만 자칫 뾰족한 바위와 낭떠러지가 보이니 긴장을 해야만 했다. 지리산 정상에서 다 같이 기념촬영를 마치고 하산길에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다. 또 한 번 놀랄만큼의 맛난도시락(순대,영양밥,묵은지,불고기, 닭알,샐러드)을 싸온 수영팀(관영) "죽어도 먹고 죽자"라는 구호처럼 운동하는 사람들은 많이 먹어야 한단다. 한 상 펼쳤을땐 많은양 누가 다 먹지? 했는데 어느새 싸악 없어진걸 보니 식성 놀라웠다.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종주팀과 테마팀이 구분되는 곳 까지 왔다. 나는 오늘 테마팀 수영팀과 함께하기로 했다.(종주팀 구간 스릴도 느껴보고 싶었지만...) 여유로운 하산길....동백나무에 빨간꽃이 한창 절정이었다면 너무 예뻤을것 같다. 무엇보다 마음 사로 잡은 앙증 맞은 노랑들꽃(이름 모름-식물도감 찾아 봐야지)과
항암 식품중 하나인 머위와 쑥이 천지다. 바닷바람 맞은 쑥은 그 약효가 두 배로 좋은걸로 알려져 있다고....옆을 보니 어떤 회원 어느새 쑥 한 아름 따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산입구에 올망졸망 산나물을 늘어놓고 파는데 산나물, 마늘쫑등을 한아름씩 사드는 언니들을 보니 천생 여자다. 나도 톳을 사고 옆을 보니 취나물 떨이한다는 할머니 눈빛이 들어왔다. 얼마에요? 5천원...담아주세요~다 담고 난 할머니 천 원만 더 줘요...천 원 더 드려 6천원에 사 온 취나물 향긋함이 코를 마비시켜 놓는다. 남도 취맛을 제대로 맛볼것 같다.
이젠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종주팀 오길 기다리며 싱싱한 문어, 갑오징어 ,낙지, 막걸리를 푸짐히 시켰다. 션~~한 막걸리 한 사발에 종일 흘러 내린 땀도 싸악 씻어낸다. 맛있는 회도 부족했을까? 슈퍼를 통째 들고 온듯 많은 과자를 사온 수영팀 디저트로 먹으라며 나누어 준다. 무지하게 먹었더니 배는 남산이 되었다.ㅋㅋ
종주팀, 테마팀 한 데 모였고, 유람선을 기다리는 동안 김현왕 대장님한테 두뇌 게임도 배우고, 전철진 대장님을 통해 타 산악회 통제 불능 이야기도 듣고 웃음바다가 되었다. 25명을 인솔해 온 타산악회에선 통솔이 안되 애먹는다는 이야기.... 그런걸 보면 TS산악회는 인원이 많아도 질서정연함은 으뜸, 명품산악회가 분명하다. 이젠 아쉬운 지리산을 떠날시간, 떨어지는 해를 보며 마지막 유람선에 올랐다. 아름다운 회원들 미모에 반한 선장... 힐끔거리며 쵸코렛을 받아드는 모습도 폭소를 내게 했고, 희수언니 등산화 벗겨서 바다로 확 던질까? 새로 하나 사게...했던 장난도 웃음보를 자극했다. 유람선 앞에 한 번씩 타이타닉 주인공 처럼 포즈를 취해보기도... 그런데 한 쪽으로 몰려오는 숙연함이...저녁노을에 더욱 빛나는 예쁜 은빛 물결을 보며 바다에서 더 이상 슬픔이 없길 빌었다.
통영에서 지리산과의 마지막 작별시간....유람선에서 내리는데 "안양TS회원들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가 들렸다. 잊을 수 없게 하는 마지막 인사까지... 골고루 만족도를 준 사량도 산행 오래 고운추억이 될것 같다. 다음에 또 가고 싶은 섬으로 마음에도 꽂힌다.
올라오는 길도 무난히, 거침없이 달려왔다.(옥녀봉에 얽힌 전설도 들으면서) 중간휴게소서 따끈 원두 커피 한 잔...무한 리필 해주는 수영팀 친절에 고마움느낀 날...기가 막히게 운전 해준 정석기사님 덕분에 12시 정각 안전 귀가할 수 있었다.
*어제 늦은 귀가에 모두들 오늘 새벽 수영 나올까? 나도 짧은 시간 눈 붙이고 새벽 수영 나갔는데 와~어제 그 맴버 수영 모두 나와 활기찬 아침을 맞고 있다. 체력, 정신력 대단하다. 미아는 수영 나간 내가 기특한지 짱구선물 까지 준다. 어떤 연세드신 분은 어제 사량도 너무 좋았다며 어제 이야기가 끝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주변에서 사량도 얼만큼 좋았는지 말해보라며 성화를 해서 난 졸지에 사량도 홍보대사가 되서 방송하고 재방송하고..아으 목아파라ㅎㅎ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그곳 사투리 때문에 쿡쿡 웃음이 또 난다. 경상도 억양이 강하기도 하지만 구수하기도 한... 절대로 발음 안되시는 경상도 분들 그대여 그대여 울지말아요~~<거대여 거대여 울지말아여~> 사량도~<사랑도>
먼거리 통영을 오가며 하루를 이틀처럼 화려하게 보냈던 하루...사람이 살아가는데 세가지 금이 필요하다고(현금,소금,지금)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오늘 이순간을 최대한 즐기며 행복해 했던것 같다. 부상없이 모두 무사하게,그리고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돌아가는 회원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았던 하루였다.
설우 : 와~! 정말 즐거운 산행을 하셨어요. 오랜 산행 후에 새벽 수영까지..체력들 참 좋으세요~^^ (2010-04-27) | ||||
하양 : 정~~말 산행기 맛갈스럽따~재미따~즐겁따~ㅎㅎ/멋진섬으로의 거북이 산행 풍경이 눈에 들어와 절로 설렘이여요~초원님~산행 맛꺼리에도 웃음이 절로 나고요~그렇게드셔도살안찌고부러워요~^ (2010-04-28) | ||||
초원의향기 : 수영팀원들 정말 체력이 철인 같아요ㅎㅎ션~한 바닷바람 쏘이며 가슴을 뻥 뚫어놨더니 한 주가 즐거워요. 후기 즐겁게,재미있게,맛갈스럽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설우님,하양이님^^~ (2010-04-28) | ||||
섬산행은 섬대로 나름 매력 폴폴
편안히 잘 다녀왔습니다
철진대장님
웃음도 빵빵 주시고
갈때 마다 다른 얼굴로 반겨주니 참 아름다운 섬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가보고 싶은 섬으로 남았어요
백두대간 3년동안 대장정이 6월에 막을 내리는군요
물론 많이많이
이번 오은선대장 안나프르나 성공하는걸 보고 눈물 많이 흘렸어요
여성의 작은 몸으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었지요
울 백두대간 전사 역시 극한의 한계를 극복한 너무나 멋진 분들이세요
싱싱돌이는 발목부상으로 다 채우지 못했어도 마음속 응원을 보내며
여러분과 함께 백두대간에 있었지요
자신만의 역사적인 감동드라마를 만드신 백두대원 여러분
마무리 부상 없이 잘하시리라 믿구여
백두대원 모두에게 뜨거운
상운언니 마지막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