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을 굽는 노부부 <저녁스케치>
♡2021. 1/26(화)♡[#붕어빵을 굽는 노부부-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내 삶의 길목에서-전옥자]
저희집 앞에 붕어빵 가게가 생겼습니다. 저는 가면서 오면서 구워놓은 붕어빵이 보이면 냉큼 샀어요. 붕어빵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구워 놓은 게 다 안 팔리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붕어빵을 사면서 빵굽는 분 얼굴을 보니 연세 지극한 아저씨였어요. 가끔 아주머니도 보이구요. 그런데 두 분은 웃음이 전혀 없고, 말씀 하시는걸 한 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몹시 추운날,,,산책 다녀오는 길에 붕어빵 집앞에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늘 한산하던 붕어빵 집에 불이 났더군요. 사람들 줄이 길게 늘어서있고, 붕어빵 굽는 노부부의 손길이 매우 분주했습니다.
저도 긴줄 맨 뒤에서 부부의 표정을 살펴봤습니다. 마스크 위에 주름 가득한 눈은 웃고 있었고, 손엔 경쾌한 리듬을 단 듯 붕어빵을 굽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그렇게 행복해 보였어요. 말씀 한 마디 안 하셔도 저 표정 하나로 붕어빵 노부부의 마음을 알 수 있었어요.
노부부가 그동안 장사 어려움에 마음 주름살이 깊어서 웃음을 잃으셨구나 생각되더군요. 그날은 두 분 손길에 생기가 돌고 기분 좋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저도 덩달아 기분 좋아졌습니다.
매운 칼바람을 맞으며 오늘도 볼이 빨개지도록 붕어빵을 굽고 계신 붕어빵 노부부...붕어빵 가게에 늘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뤄서 이 노부부가 늘 저렇게 생기있는 웃음을 지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지금은 붕어빵 계절이네요. 집콕이 많을 때 붕어빵만한 간식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