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3차 구간 후기,응원댓글
백두대간 13차구간(2008. 5. 17~18) 무박
*큰재-회룡재-개터재-백학산(618)-지기개-신의터제(약23km, 9시간)
"백두대간" 벌써 13차 구간..(오늘이 종주시작 1주년 되는날..) 지난번 쉼표를 찍었는데 예서 포기하기는 아깝다며 총대장님, 고문님의 강한 끌어당김에 따라 13차 구간 자신없게 따라 나섰다. 비 예보가 있어 우의와 간식등 꼼꼼 챙겨 늦은밤 집을 나섰다.
버스에 오르자 반가운 종주대원들 환하게 반겨주었다. 버스속에서 눈 좀 붙이려는데 벌써 도착(큰재) 되었다.
총대장님이 하늘에 말똥말똥 별이 빛난다고 말씀 해주시는데 재숙언니는 말똥말똥이 아니라 별은 초롱초롱 빛난다고 해야 맞는다고 해서 웃었다. 정말 하늘에 말똥말똥한 별이 떴을까? 별 하나 보이지 않는 하늘. 아~비 예보 있었지?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리고, 바로 앞엔 자유인이라는 이름을 단 종주팀이 출발하고 있었다.
뿌연 시야가 영 투명해지지 않는데 잠 털고 아침을 먹어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왔다.
된장국물에 김밥을 먹고 스트레칭 마치고, 해드랜턴, 스틱등 등산준비를 마친 대원들 눈빛도 초롱초롱 빛났다. 종주대원들속에 있는 나 싱싱돌이..오늘 하루 최선 다해
견디어 보자는 각오로 한 발 한 발 내딛기 시작했다.
날이 밝을때 까지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가야만 하는 시간은 항상 두렵다. 초반부터 포근한 땅 다른 종주때 보다 수월할것 같은 예감이 진했다. 그런데 헤드랜턴 불빛사이로 먼지가 뽀얗다. 모두 한결 같이 비가 좀 와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선두 뒤를 따라 오르다 두 번째 휴식 타임... 잠깐 볼일 보는사이 분홍장갑을 흘렸다. 눈 수 십개가 달려들어 찾아도 보이지 않고.. 결국 포기하고 걷는데 번쩍 떠오른 생각... 아하`내가 장갑 위에 실례했나 보네... 안되겠다 정말 포기 해야겠네. 그때 전남 큰언니 한 말씀..싱싱이는 뭘 잊어 버리지 않으면 서운해서 안되지? 나를 잘 알고 던지신 말씀이시다. 넘어지는 선수, 뭐 하나씩 꼭 분실하는 선수..이번엔 그런 오점 남기지 않으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부끄러워라
오르고 또 오르고... 앞에는 상운언니와 낭군님이 나란히 걷고 있었다. 어렵다는 종주에 나선 두 분 다정 모습 멋져 보였다. 경사로 심한 깔딱 고갯길...땀 삐질거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오르니 백학산 정상이었다. 그 좁은곳에 발자국 남기려는 사람들 북적북적 난리가 났다.
바로 그때 잃었던 분홍색 장갑 한 쪽을 "짠"하고 내미는 터프가이님어머~깜찍해라. 장갑 흘렸을때 이미 장난에 들어간 셈이네. 장갑 위에 실례 했다고 결론 내리고 포기 했는데 그 꼴이 얼마나 우수웠을까?ㅎ장갑이 다시 돌아와 찜찜 기분 회복되었다.(터프가이님 덕분)
선두대장님이 템포 조절 잘 해주셔서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날은 밝았는데 일출은 볼 수 없었다. 배꼽에서 종소리도 마구 물리고.. 우리보다 먼전 출발했던 자유인 종주팀과 몇번째 마주침이 있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상대팀에게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 종주팀들은 한 달에 두 번 종주한다고 했다.(우리는 한달 한번)
아침 7시 30분..시간을 보면 아침이지만 하루를 이틀처럼 누리는 우리에겐 점심시간.. 전남 큰언니께서 맛난 찰밥과 반찬을 싸오셔서 은창이와 내게 건네셨다. 늘 엄마 같은 따뜻한 배려에 고마움이 가득...
재숙언니는 큰 양푼에 싸온 밥 모두 넣고 열무, 채소 참기름 쓱쓱 비빔밥 기가 막힌 이런 꿀맛 어디서 맛보겠는가? 또 은창이 가져온 솔잎주가 돌았다. 빈속에 한 잔 마시니 짜르르 하더니 핑글 돌았다.ㅋ 점심 먹는 달콤한 시간도 잠시.. 맛난 양푼 그릇에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점심시간 좀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는데...사방에서 우의를 입기 시작했다. 재숙언니와 난 애써 챙겨 온 우의를 차에다 두고 왔다. "선견지명"발휘가 되지 않은날.. 그때 변고문께서 여유 비옷을 하나 얼른 주셨다. 은창이는 우의가 있는데도 고집스럽게 입지 않았다.
후두둑 비를 맞으며 걷는데 앞에 가는 변고문님 큰 키에 파란우의 꼭 슈퍼맨 같았고 전남 큰언니의 빨간우의 귀여운 공주님이었다. 그런데 번거로운 수고를 하며 우의를 입는 수선을 피웠는데 금방 비가 멎었다. 민방위 해제시간 이라며 우의를 벗으라 했다. 은창이는 금방 비 멎을걸 알고 우의 입지 않았었구나~
백두대간 길에는 고사리, 두릅, 취나물, 보라들꽃, 하얀 은방울꽃 희귀한 나물과 식물이 참 예쁘게 흔들리고 있었다. 후미에 오던 삼진님이 은방울꽃을 담아서 보여주는데 난 자신있게 금낭화라 말했는데 보기좋게 틀렸다. 그 꽃은 발걸음에 경쾌한 리듬을 달아주던 은방울 꽃이었다.ㅋ
앞에 가던 대원들.. 고사리 앞에서 수시로 주춤거리며 나물 채취에 여념이 없었다. 밭을 지날때는 배추처럼 보였는데 선두대장님은 그것은 배추가 아니라 담배라고 알려주셨다. 첩첩산중에서 나서 자랐는데 뭐 하나 이름 아는것이 없네..ㅋ 이름 모를 묘소엔 큰나무가 뿔처럼 서 있었다. 수십년 동안 관리 안된듯 보였다.
솔잎주 약효도 다 떨어져 가는지 몸이 점점 힘들어 하고 있었다. 깔딱 고개마다 목에서 쌕쌕 소리가 났다. 그러나 길은 정말 좋았다. 살짝 뿌려준 비에 먼지 없는 길, 햇살 쨍 없어 좋았고..깔딱고개에서 있는 힘 다해 스퍼트를 내다보면 금방 완만한 포근한 땅이 나오고..이렇다면 예상 시간을 조금은 단축할것 같았다. 무엇보다 선두대장님의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차분한 안내 고맙게 느겨졌다. 험난했던 지난 종주의 힘듬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오늘 구간은 선물같았다.
"지난종주"
영화의 기온에 많은 눈과의 사투를 벌이며 견디어 와 놓고 예서 포기하면 아깝지, 아쉽지 않은가? 라며 쉼 없이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총대장님, 고문님,대원 여러분~고맙습니당~^^
"백두대간 종주" 자신과의 싸움, 혼자서는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것이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 고된 종주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백두대간 종주대원 여러분께 파이팅 보낸다.
땅이 포근거려도 결코 쉽지 않았던 23km의 끝이 보일쯤 마지막 간식타임..다람쥐님의 간식이 우루르 쏟아졌다. 간식 권하는 다람쥐님의 걸죽한 농담 때문에 또 넘어가고 말았다. "꿀물이 쭉쭉 흐르는 꿀떡", 호텔식 만쥬 드세요~지친마음에 큰 웃음을 주는가 하면, 건강 상식도 풍부했다. 등산후 찜질방은 금물이라고.. 사방이 쑤시고 뭉치면 따뜻한 물이나 찜질로 풀어줘야 할것 같은데 잘못 알고 있었네..
이른새벽(03:30) 산에 올라 벌써 9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발이 신의터재에 닿았다.
백두대간 한 구간에 발자국 꾹꾹 남긴 대원들 얼굴도 해냈다는 보람으로 꽉 차 있었다.
산에서 한참동안 보이지 않았다던 대원 얼굴 모습도 보였고.. 오늘도 참여 종주대원 모두 한 사람 포기없이 무사히 마쳤다. 돼지고기 넣은 맛난 김치찌개와 누룽지 막걸리,산더덕 막걸리, 상추 미나리... 서로 잔을 부딪치며 백두대간 성공 축하 만찬을 즐겼다. 막걸리 세 잔에 흔들리는 발걸음 얼른 붙잡았다. 피가 많이 곤한지 올라오는 버스에 오르자 비몽사몽 고개는 좌우로 왔다갔다 정신이 공자만나고 있는데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번개치고 비 쏟아지는 이 난리에 고생 엄청 했겠다" 어머 이게 무슨 소리~?? 서울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고..(호우경보) 벼락치고 방송 중단 사태까지 왔다는데... 우리가 종주하는 동안 밥먹을때 이슬 살짝 비춘것 외엔 날씨 환상처럼 좋았다.
푸짐한 간식을 서로 나누며 이틀동안 동고동락 했던 대원들과 작별 할 시간이 왔다.
부지런히 버스에서 내린 상운언니 낭군님 지갑이 뚝 떨어져 있네.ㅎ 다른때 보다 일찍 귀가(16:30) 허벅지엔 많은 닭알들이 골고루 자리잡기 시작했고,몸무게 만큼 배낭의 무게를 맸던 어깨도 빠질듯 아프다.
오늘은 기자(기대며 바로 자는)가 될것 같다. 아구구 힘들어라ㅋㅋ지금은 비가 멎었네..가뭄 해갈 되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오늘 함께 해주신 종주대원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당^^
안양 TS산악회 응원댓글










좋은생각 미니홈피 응원댓글
설우 : 백두대간의 힘든 산행을 잘 마쳤음을 축하합니다. 고생하셨지만 9시간의 산행 중 아기자기한 사연들이 함께 하여 참 좋습니다. 피로가 빨리 해소되길 빕니다~^ ^ (2008-05-19)
| ||||
sim♥ : 쉼표 찍은뒤라서 더 힘들었겠어요~백두종주 일주년이라...햐~대단한 초원님게 박수 짝짝 축하드리구요~장갑도 분홍이라니..못말리는 분홍공주님ㅎ,닭알들이훈장되어 달마다 강인한 초원님.. (2008-05-20)
| ||||
나래 : 끈질긴 인내력 아니면 주변에서 꼬여도 쉽지 않지요~산속에서 만난 은방울 참 예쁘지요^^딱 한 번 본적있어요.더 예쁜 분홍장갑 안길거에요.호통소리에 놀랬어요^^ (2008-05-20)
| ||||
초원의향기 : 설우님 닭알 차츰 없어지고 있어요^^ㅎ/심이님~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대간 반을 걸어왔네요^^..예쁜 분홍장갑 분실했음 찜찜했을거에요^^ㅋ/미르님~ 은방울꽃 힘든 발걸움에 리듬을 (2008-05-20) | ||||
풀꽃향기♣ : 초원님의 산행을 위해 사납게 내리던 비가 그곳은 피해갔군요. 서로 위하는 대원들의 끈끈한 정이 참으로 보기 좋아요^^ 23km, 저는 감악산 3.4km도 헉헉거리며 다녀왔네요^^ (2008-05-20) | ||||
초원의향기 : 대간에 비 살짝 비추고 말았는데 서울엔 대단했다 들었어요^^~힘겨울때 대원간 끈끈한 정이 큰 힘이 된답니다. 풀꽃님~^^산 좋아하시면 백두대간의 꿈 이루실 수 있어요~^^ (2008-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