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8차구간 후기, 응원댓글 모음
백두대간 종주 8차구간 성공^^
일시: 2008. 1. 19~ 20(토~일)무박
코스: 안성매표소-동엽령-백암봉-귀봉-횡경재-갈미봉-
빼재 (약 22Km ,9시간)
이번 백두대간 종주 꿈도 꾸지 못했다. 지난번 종주가 내가 견디어 낼 수 있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이번엔 빠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변고문님 강한 설득 한 시간에 다시 힘든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변고문님은 내게 힘을 실어주시기 위해 스페츠, 아이젠 까지 선물 주시고 끝까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셔서 무척 고마웠다.
한 달만에 다시 만난 종주대원들 얼굴엔 화색이 돌았고 반가웠다. 버스속에서 잠깐 새우잠을 자는 사이 벌써 출발(안성매표소)지점에 도착했다. 하늘은 가득 흐려 반짝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미역국에 밥 말아 배 두둑 채우고 장비도 갖추고 스트레칭도 마쳤다. 그런데도 아직 잠이 몸속에서 놀고 있는지 두통까지 생겼다.
새벽 4시.. 헤드랜턴 밝히고 조심조심 선두대장님 뒤를 따랐다. 초입엔 얼음 꽝 많이 미끄러웠다. 그런데 아침마다 거르면 안되는 화장실 문제가 발생했다. 한 차례 휴식타임에 대원들 옆에서 부끄러움 뒤로 하고 감쪽 같이 해결했다.
오르고 또 오르고..하늘에서 싸락싸락 싸락눈을 뿌렸다. 발 밑엔 눈이 점점 많아졌고 힘겨워 오기 시작했다. 눈에 덜 젖는 상의를 갈아입고 아이젠도 채웠다. 동 틀 시간이 온것 같은데 동쪽 하늘은 잠잠했다. 까많던 하늘이 조금씩 밝아오고 가슴벅찬 일출은 끝내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다.
한 차례 간식타임..올망졸망 배낭마다 영양 가득 간식들이 대단했다. 곶감, 당근, 찹쌀모찌,오이, 빵, 호두, 육포 등등..입맛 당기지 않았지만 고된 종주를 생각해 먹어둬야 했다.
그런데 앞 길만 재촉하던 대원들에게 웃음 "팡" 뿌려주는 대원이 등장했다. 바로 다람쥐님.. 별명만큼 모습도 재미있고 시종일관 유머로 지친 대원들에게 생기를 주었다. 배낭에서 끝없이 나오는 간식을 나눠 주며 힘든줄 모르고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워 어쩔 줄 몰라했다.
그칠 줄 모르는 눈..영동에 "대설특보" 라는데,, 종주구간에 도 눈보라가 시야를 가려 한 발 한 발 더디고 힘들게 했지만 다행스럽게 심하게 춥지 않았다. (영하 10도) ..어느새 옷은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했고 산고개 하나를 사력을 다해 넘고 나면 또 산고개 하나가 반겼다.
얼마나 많은 산고개를 넘어야 종주가 끝날까.. 푹푹 빠지는 눈고개 한 발 내 딛는것이 슬로우 비디오를 연상케 했다. 숨이 끊어질듯, 허리가 잘라질듯, 눈속에 푹 빠져 나올줄 모르는 발.. 머리와는 상관 없이 술 취한듯 움직이는 몸짓,,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아직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었다.
이젠 경사로 길..조용히 걸어가다 모두들 놀라게 했던 내가 던진 한 마디 "앗" "멧돼지가 나타났어요~!" 묵묵히 걸어가던 대원들 마다 심장에서 쿵쿵 소리가 들렸고 하하호호 박장대소 하며 잠시나마 고단함을 잊었다.
얼마만큼 지나다 보니 아름다운 은빛세상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러브스토리 장면을 연출했고 생동감을 위해 눈가루 뿌려주는 조연들이 있어서 러브스토리 한 장 면이 더 빛났다.
지난 덕유산 눈꽃에 비교할 수 없지만 쭉쭉 뻗은 나무에 사뿐 내려앉은 눈, 발 밑에서 사그락사그락 밟히던 눈꽃가루..생전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눈을 밟을 수 있다는것, 큰 행운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잘 가던 선두팀에서 쉿~조용히~! 모두들 앉으세요! 왜요? "고라니가 나타났어요" 숨 죽이고 살금 앉았다. 그런데 개구짓 웃음이 이상했다. 알고 보니 아까 내가 멧돼지 유머 선보인것에 보답성 유머였다. 앙 깜빡 속았당..
중간중간 간식을 꺼내 먹었는데도 뱃속 허전함이 몰려왔다. 벌써 종주시간이 6시간이 넘고 있었다. 점심은 종주 마치고 먹는걸로 결정했다. 휴식타임 마다 눈 밭에 벌러덩 누워 하늘 쳐다보며 벅찬 숨 몰아내고 싶은데 모두 함께여서 여유롭지 않았다.
눈속에서 1km는 정말 멀고 험난했다. 아까부터 4Km로란 팻말 보고 걷는데 가도가도 깔딱고개는 끝이 없었다. 거리표시도 잘못 되었을거야..뭐 이렇게 멀대요? "아까 두 고개 남았다고 했잖아요?".. "고개는 셀수록 늘어 나는거니까 세지 마세요~" 괜한 투정을 부려봤지만 어차피 내가 가야 할 길이었다.
정말 산고개를 얼마나 많이 넘으며 숨을 몰아쉬었는지 모른다. 가랑비에 속옷 젖듯 9시간 동안 내려앉은 눈꽃가루에 옷은 이미 축축해져 있었고 한기가 느껴져 온 몸이 떨렸다.
하산길에 만난 눈 밭위에 텐트..텐트 속 주인공들이 단잠에 빠져 있을지 모르니 조용히 지나가라 했다. 영화의 혹한에 참 놀라웠다. 또 반대쪽에서 오르는 산악인들은 우리종주팀 무박 소식을 듣고 놀라는 눈치였다.
하산길에 절벽코스에서 꽝 한 번 넘어졌는데도 놀라운 민첩성으로 다치지 않았다. 드디어 저만치 산 아래 버스도 보이고 안도의 한 숨이 나왔다. 그런데 작은고개가 온통 얼음바다였다는 걸 몰랐다. "꽝" 넘어졌는데 온몸에 맥이 다 풀려 일어날 기운도 없었다. 그냥 썰매를 타고 아래까지 내려오고 말았다. 다 와서 이게 뭐람~
등산장비를 정리하고 앞으로 보이는 환상의 덕유산을 벗삼아 먹는 들깨 칼국수 맛도 엄지손가락 번쩍 들어줄만 했다. 고단함 뒤라 정말 꿀맛이었다. 라면보다 훨씬 낫단 생각했고 준비를 위해 애써 주신 얼굴들이 살짝 떠올랐다.
올라오는 버스속..내 짝꿍이었던 삼진님..짝꿍 이었지만 종주하는 9시간 내내 얼굴 한 번 못봤다. 난 중간에 삼진님은 후미에서 뛰었기 때문.. 소라과자를 좋아하는 삼진님은 사진 찍는걸 좋아한다고 했다. 사진 기술 훌륭한 삼진님 덕분에 마음에만 가득 담아 왔던 아름다운 풍경 사진 다시 볼 수 있으니 고맙다. 사진 기술 좋다고 칭찬했더니 소년처럼 좋아했다.
어렵고 힘들었던 눈꽃가루와 사투 9시간..묵묵히 쉼 없이 운전해 준 다리..모두 감사했다. 여기까지 달려온것 순전히 내 힘만은 아니었다. 누군가 말했다. 백두종주 대원들 "눈은 반짝반짝 목표 의식 뚜렷해 분명히 해낼거라 믿는다"고 난 아직도 너무나 버겁기만 한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집 떠난지 이틀만에 무사하게 다시 집으로 왔다.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오늘밤은 달콤 잠에 빠져들것 같다. 후기 쓰는 내내 종주구간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것같은 착각이 든다. 내가 아닌 또 다른 싱싱돌이가 되어서.. 매번 후기 쓸때 마다 눈물꽃이 자동으로 매달려 곤란하게 한다. 배낭 짊어졌던 어깨, 다리, 허벅지 사방이 쑤신다. 영양보충 해야겠다.
안양 TS산악회 응원댓글
정삼진♥ 정말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저는 이런 긴~ 글은 잘 읽는편이 안닌데 읽어보니 후회하지 않게 되었네요 ,표현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역시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라고 느끼네요, 정말 수고 하셨고 오타가 하나 있어 더욱더 재미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저 심진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08.01.22 19:43
답글 싱싱돌이♥ 감동후기를 읽지 않으면 후회 할지 몰라요ㅎㅎ그 날을 생각하며 웃고 추억할 수 있으니까요..물론 사진도 빠질 수 없지요^^ 오타..?? 내 눈엔 없어요..소라과자 쏠테니 찾아주세요ㅋㅋ삼진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08.01.23 18:31
정삼진♥ "난 중간에 심진님은 후미에서" 이 부분이 오타...ㅋㅋㅋ 08.01.23 19:00
싱싱돌이♥ 중요한 이름을 오타를 냈군요^^..짝꿍 이름을~^^ㅎㅎ죄송~^^삼*진*님..수정했어요^^소라과자 두 봉지요^^ㅎㅎ 08.01.23 22:45
하마♥ 힘든산행 수고하셨네여 7차보단 수월하지 않았나요? 선두에서 진짜 굶고 뛰셨군요. 나날이실력이 일취월장 할겁니다. 즐감했어요 빠지지 말고 계속 고하게 변고문님 달달 볶아주세요 ㅎㅎ 08.01.22 19:55
답글 싱싱돌이♥ 지난종주에 너무 고생했고 겁을 먹었던 터라 이번엔 엄두 못냈는데 많은 분들 응원 덕분에 또 한 구간을 건넜어요..^^ 하마님~ 백두종주 열정이 뜨거운걸 느꼈어요~^^담에도 그 위트, 열정 보여주세요^^..고생 많으셨습니다^^ 08.01.23 18:06
민경남♥ 항상 재밌는 후기 잘 보고 있습니다.. 싱싱돌이님의 글은 생생하서 기억이 새로운거 같습니다. 종주하는 그 날 까지 힘들어도 같이 갔으면 합니다. 08.01.22 20:12
답글 싱싱돌이♥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지금 고생이 훗날 추억과 보람으로 채워지길 희망하는데 아직~ㅎㅎ민병남님 또 한 구간 힘겨운 사투 끝에 성공 하신것 축하합니다^^..고생 많으셨습니다^^.. 08.01.23 22:48
좋은이웃♥ 그곳을 걷던 우리들의 모습이 글을 보며 다시금 생각 나네요.멋진 산행기 감사합니다.수고 많이 하셨네요. 08.01.22 22:07
답글 싱싱돌이♥ 눈을 감아도 그 날이 생생 떠오릅니다~^^..좋은이웃님~ 우리 모두 같은 길을 걸어 왔고 앞으로 남은 길도 그렇게 걸어가야 하겠지요^^..이번 힘든 눈꽃종주..고생 많으셨습니다^^ 08.01.23 18:32
노루♥ 힘든산행길 고생하였습니다. 종주후에 산행후기를 모아서 보면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이 납니다.잘읽고 갑니다. 08.01.23 08:44
답글 싱싱돌이♥ 네~그땐 환하게 웃으며 조잘조잘 이야기도 많아지겠지요^^..환한 미소로 든든함을 주시던 노루님..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08.01.23 18:32
심플맨♥ 후미그룹에 합류한다는말 말짱 거짓말이었음^ 힘들고 고생한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해냈다는 자부심에 위안을 삼으시고 다음 코스에도 계속 고~~~ 재미있는 후기글 잘읽고갑니다^^ 08.01.23 09:03
답글 싱싱돌이♥ 하하 말짱 거짓말~ㅋㅋ맞아요^^후미그룹이 싱싱돌이팀에 합류해야 맞을 것 같아요ㅎ누가 빨리 가나 경주하듯 산을 달려가요^^ㅋ후미팀 종주하는 모습 보고 싶어요~^^ 눈보라와 싸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08.01.23 22:47
터푸가이♥~ 재밌게 잘 봤시유,,,소설 쓰는거 같어유 08.01.23 09:22
답글 싱싱돌이 잼 있는 베스트 산행소설 될것 같지요^^?? 앗 그런 예감이라구요^^??ㅎㅎ 고마워요^^..터프가이님 빠진 종주 띰띰^^했어요^^ㅎㅎ 08.01.23 18:23
상운♥ 싱싱 난 이번 종주 참석 못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대단해.신통방통하고.사랑스럽기 까지 해.오기를 품고 한번 끝까지 해봐요. 내가 지켜 볼께.살아생전 정말 꿈같은 종주 산행이 될것 같아.울 싱싱이 파이팅~~ 08.01.23 11:06
답글 싱싱돌이♥ 상운언니~ 여기서 만나니 반가워요~^^ 맞아요..저 신통방통 하지요^^ㅋ상운언니가 지켜봐 주셔서 싱싱돌이는 힘을 내요~^^ 꿈을 꾸는지?? 꿈만 꿀지?? 아직 모르지만 상운언니 파이팅 먹고 싱싱돌이 힘낼게요^^ㅎㅎ고마워요~^^ 08.01.23 22:45
호랑이♥ ㅎㅎㅎ 눈동자가 유독 반짝이는 싱싱한 싱싱돌이님 정말 잘 읽고 갑니당.꼬옥 성공하셔야 합니다. 08.01.23 11:28
답글 싱싱돌이♥ 힘들어 하고 흔들리는 마음 한 곳을 보고 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미소왕자" 란 별명을 붙여드리고 싶은 대장님..늘 호탕한 웃음소리에 고단함 모두 도망 가요^^.. 종주대원 지휘통솔 하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08.01.23 22:46
제이♥ 한 권의 책이네요. 읽으면서 머리속에 상상을 하게되네요 잼나게 잘 봤어요 수고 하셨고요 계속 화이팅 하세요 08.01.23 11:35
답글 싱싱돌이♥ 제이님 고맙습니다^^..너무 생생함을 전해드리지 않았을까? 살짝 걱정도..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08.01.23 18:34
좋은생각 미니홈피 응원 댓글
마아가렛♥ : 그냥 넋 잃고 가요,,어쩜...전 무리... (2008-01-21)
싹수♥ : 성공! 축하합니다. ^^~ 짝짝짝 !! (2008-01-22)
초원의향기♥ : 고맙습니다^^ (2008-01-22)
sim♥ : 종주기 매번 쓸때마다 눈물꽃 자동인 초원님~심이는 매번 읽을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려요~얼음산과의 사투가 가만히 앉아 상상만 해도 겁쟁이 겁이 나거든요~^^이달에도 해낸 초원님~짝짝! (2008-01-22)
sim♥ : 타이타닉 배경곡과 함께 초원님 겨울 산행기 읽으니 춥고 무서운 밤바다 위에서 사랑하는 두 연인들의 주인공 모습과 함께 초원님의 얼음산이 겹쳐와요~으~~~추워~~ㅎㅎ (2008-01-22)
설우♥ :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초원님과 더불어 대단한 분들입니다. 산행기가 아주 싱싱한데요~^ ^ (2008-01-22)
초원의향기♥ : 타이타닉 배경곡과 얼음산..^^ 더 춥게 했네요^^ㅎㅎ (2008-01-23)
초원의향기♥ : 종주때는 기운 다 빠져 사람 모습 아니었는데 싱싱 산행후기~ㅎㅎ고맙습니다^^ 설우님.. (2008-01-23)
풀꽃향기♣ : 초원님 박진감 넘치는 산행후기를 읽는데, 제 몸이 다 추워요^^ 종주 성공 축하해요^^ 몸은 좀 어떠세요? 지금쯤은 싱싱돌이 되셨지요^^ (2008-01-23)
초원의향기♥ : 지금은 종주 힘들었던 생각이 어디로 싸악 숨었어요.^^ 이상해요^^ㅎㅎ 몸은 잘 풀렸구요. 영양 보충 하고 있는중이예요. 고마워요 풀꽃님.(2008-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