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해양 안보캠프에 다녀와서^^
♡ 2018. 412-13(목-금)♡[해양 안보캠프에 다녀와서]
해군전우연합회는 2018. 4.12-13(목-금) 1박 2일동안 진해 교육사령부에서 해양안보캠프 체험과 견학시간을 가졌다. 해군전우연합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뜻깊은 행사에 나도 동행하게 되었다.
참가자들중에는 90세를 넘은 해군 예비역 할아버지부터 50대 장년층까지 해군 사랑이 특별한 다양한 연령층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안보의식과 돈독한 우정을 다졌다.
서울역에서 40명을 실은 버스는 진해 해군교육사령부로 출발했다. 달려가는 동안 따끈한 먹거리(떡, 김밥) 제공에 해군소개가 있었다. 해군 창설년도, 손원일 제독, 군함승선 때 승선예의 등을 자세히 알려주면서 해군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진해에 도착하니 군항제 끝이라 거리는 조금 여유로웠다. 아직도 눈처럼 날리는 벛꽃감상에 젖어 절정일 때 왔더라면 정말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 이대로 알아야할 것들이 넘친다는 것만해도 좋았다. (*진해 군항제 기간엔 군영내(해사포함)에 본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1일차>함정 모의 실습장 체험, 이승만 별장체험 등을 했다. 최고 큰 ‘독도함’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행운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승만 별장에 지하 깊게 대피소가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이동하면서 양옆으로 보이는 쭉쭉 뻗은 소나무, 편백나무, 동백꽃, 노랑 민들레는 그곳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있어 더 사랑스럽게 보이고 멋있었다.
숨가쁘게 달려가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기다리던 저녁식사 시간이 왔다. 군대리아, 군대밥 추억을 상상하며 식판을 받았다. 닭강정, 샐러드, 깍두기, 조개 미역국 등 왜 그렇게 다 맛있던지...감탄을 연발하는데 어떤분이 자격을 갖춘 조리사들이 만들어서 더 맛있다고 설명해주셨다. 배고픈 탓도 있었지만 밥은 역시 뭔가 다르네.
야간엔 군복으로 탈의하고 다함께 야간행군을 했다. 연로하신 분들은 4-50년을 뒤로 돌려 군대시절 숭고함을 회상해보는 시간이었을텐데 마음과 다르게 세월만큼 몸이 잘 안따라주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금방 그 시절로 돌아가 ‘해군가, 성냥공장 아가씨’ 등을 목청껏 부르며 마냥 해맑아지는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보았다.
참가자중에 가장 젊은 해군 부사관 61기 출신이 행군을 안내해주셨는데, 다음날 아침에도 일찍 깨어나 하늘에 조각구름이 너무 예쁘다고 사진을 담아주는 모습에서 해군님들이 다 이렇게 풍부한 감정을 가졌을까 상상해보았다.
나는 군복 체험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만끽하고 싶었는데 시작부터 모자는 반대로 쓰고 벨트도 못끼우고 허둥댔다. 이번에 참가한 여성분들은 총 9명이었는데 모두 엄마같은 연세에 막내가 귀엽다며 1박2일 동안 잘 챙겨주고 이끌어주셨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는데 최신시설에 침구에도 ‘해군’이라 새겨져있네. 멀리 있는 해군님이 생각나네. 바닥은 따끈하고 눈은 잠기는데 마음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엄마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고단하셨을텐데 하나도 피곤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각자 살아온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하나둘 펼쳐놓기 시작했다. 여자들끼리만 모였으니 수다가 편했을까. 한쪽에서 이야기 하고 한쪽에서는 장단 맞추고 오늘은 주무실 생각이 없어보였다.
<2일차>오늘 체험중에 당연히 하이라이트는 화생방 체험이었다. 빨간모자 교관이 보이자 엄마들은 가스를 약하게 뿌려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교관은 대한민국 해군 손자들이 이곳에서 어떤 훈련을 받는지 체험해보라며 안심을 시켰다.
어제 훈련한 가스가 남아 있어서 오늘은 뿌리지 않았다고 해서 나는 마음 놓고 맨 앞줄에서 가스실을 향했다. 세상에 교관한테 속았다. 눈물콧물 콜록콜록 대단했다. 그래도 이렇게 체험을 안했다면 이 고통의 깊이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잘 견디고 잘했다.
모든 체험을 마치고 마지막 식사를 하는데 나갔던 입맛도 다시 돌아올 정도로 완전 꿀맛이었다. 거기다 새로 나온 건빵을 맛볼 기회가 왔다. 별사탕 들어간 건빵도 맛있네. 옛날에 먹었던 건빵향수에 젖어본다.
1박 2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진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에도 들렸다. 녹색으로 물든 단풍이 가을이면 엄청 낭만적일 것같고 문화휴식처가 될 것 같다. 꽃창포, 비비추, 습지식물 4,000여종에 오래된 수목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눈이 시원해지는 곳이었다.
이제 올라오는 일만 남았는데 어느만큼 달려왔을까. 어떤 분이 생태공원에 휴대폰을 놓고 왔단다. 휴대폰 때문에 사상 초유로 대형버스를 다시 돌려 생태공원에 갔는데 다행히 휴대폰은 그 자리에 있었다. 차를 돌리는 바람에 낭적인 옛길 ‘눈물의 마진고개’까지 감상하며 오는 행운이 있었다.
이번 안보체험에 90세 고령에도 꼿꼿한 모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체험에 함께하시고 모범을 보여주셔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또한 요소요소 배워야하고 알아야 할 것들은 하나라도 빠트릴새라 세심하게 알려주시던 이상철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임원진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현지 해군전우회에서 과일까지 사들고 마중까지 나와주시는 훈훈한 인정도 보기 좋았다. 쉴새없이 먹거리를 나눠주시던 따뜻한 마음에도 감동했다. 교관이나 해설사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해군에 대한 정보까지 알뜰히 챙겨주시는 해군전우회 여러분들은 정말 뼛속까지 해군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헤어질 막판엔 노년 해군님 두 분이 만담같은 큰웃음으로 우리를 배웅해주셨다. 참가하신 모든 분들이 1박 2일 동안 소중한 추억이 되셨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도 마음 한구석에 있던 안보체험을 해보니 역시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이란 게 실감난다. 긴장되고 떨렸던 순간도 있었지만 소중하게 기억될 잊지 못할 해양 안보체험이었다.
<서*이>진짜 귀한 경험 하고 오셨네요ㅎㅎ재밌었겠어요. 역시 글도 저도 체험 하는 듯 생생하게 잘 쓰셨네요. 전옥자 작가님 군복 입은 모습이 넘 귀여워요ㅎㅎ이동국 쌍둥이 딸 '설아'랑 똑같이 생겼어요^^
<이*희>갯벌에 구르고 얼차레도 받고, 배도 타고 나가 망망대해에 빠지는 체험도 하셨어야 했는데 아쉽군요. 수고하셨네요.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역시나 남는건 인연뿐이 아닌가 싶어요. 전 공군 나왔어요. 비행기는 안타고 매일 활주로 닦고, 화생방은 훈련소 때 한 번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나*성> 해군과 인연이 깊으시네요. 좋은 추억 생기셨네요. 저는 육군인데 수색대라고 사단에 하나 있는 사단 직활대로 훈련소에서 차출되서 갔었죠. 군생활 겁나 빡세게 한거죠.
<이*철>너무도 세심한 부분까지 솔직하고, 진솔한 글이 잔잔히 가슴으로 스며들어 감동적이었어요. 전옥자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필승!
<이*남> 어쩜 작가님의 글이라 잘 쓰셔서 읽는 동안에도 그곳에가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하나도 빠트리는 곳 없이 상세하게 기록하고 설명해주셔서 다시금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우리 만남이 우연일지라도 참 고맙고 또 감사하군요. 앞으로도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