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7차구간 후기, 응원댓글, 사진[개인, 단체, 풍경]-[3]
백두대간 종주[제 7구간] 2007. 12.15~16(토~일)무박
*코스: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산-남덕유산(1,507.4m)-
월성재- 삿갓봉-삿갓재 대피소-무룡산(1,491.9m)-동엽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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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제 7구간] 2007. 12.15~16(토~일)무박 *진입-안성매표소 *탈출: 빼재(무주군 무퐁면삼거리-37번 국도변)신풍령휴게소 앞 *코스: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산-남덕유산(1,507.4m)-월성재- 삿갓봉-삿갓재 대피소-무룡산(1,491.9m)-동엽령 지난 종주때 뼈를 깎는 고통을 경험했기에 앞으로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힘이 저축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번 종주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뛰어 넘고 있었다. 15일(토)밤.. 지난 종주를 이어가기 위해 육십령을 향해 "빵" 출발했다. 육십령에 도착하니 까만 하늘에 반짝별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바람도 맵지 않아 다소 안심을 했었다. 새벽 3시30분..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을 마친 후 까만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혹독한 추위를 맛봐서 이번엔 철저히 준비했는데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발 밑에선 하얀눈이 뽀득뽀득,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며 오르는데 갈수록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급경사 바위를 만났다. 이이젠을 채우고 해드랜턴 불에 의지한 채 밧줄에 몸을 맡겼다. 눈 덮인 바위는 미끄러웠고 급경사에 온 몸이 굳어 버렸다. 손 발이 달달 떨려 한 발 떼는것도 자유로지 않았다. 아마 환한 낮에 이런 급경사 바위를 보았다면 심한 공포로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몇번의 급경사 바위를 지나자 많은 눈이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어느새 오른발엔 끼웠던 아이젠은 도망가고 없었다. 앞사람 발자국만 보고 묵묵히 오르다 보니 동쪽으로 빨간 일출이 반갑게 인사했다. 은빛으로 물든 산에서 가슴 벅찬 일출을 본다는것 엄청난 행운이었다. 점차 날이 밝아 지면서 모두의 입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앙상한 나뭇가지로 소복 내려앉은 하얀눈꽃의 고운자태에 할 말을 잃었다. 빨간 일출과 하얀 눈꽃과의 절묘한 만남 예술이었다. 사방으로 펼쳐진 눈꽃 아름다움에 취해 힘겨움 덜고 오르고 또 올랐다. 새벽부터 벌써 몇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렸다. 간식과 물을 꺼내 먹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까만산을 오르느라 정신없어 했던 탓인지 약간 울렁증도 생겼다. 그때까지는 선두 뒤를 열심히 따라갔는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앞 사람을 놓쳐버렸다. 홍언니와 동무하면서 오르는길..발목 깊이 빠지는 눈 때문에 한 걸음 떼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갈 길은 먼데...이런 속도라면 해가 지기 전 하산할 수나 있을까 걱정되었다. 숨이 턱까지 찰때 마다 간식을 꺼내 먹으며 기운을 냈다. 내리막길 급경사에 푹푹 빠지는 발 대책이 없었다. 양쪽에 스틱을 잡고 있으니 스키 타는 폼이 자동으로 잡혔다. 스키 달지 않은 스키 실컷 타 본것 같다. 수 없이 넘어져도 많은 눈이 쿠션 역할을 해주어 크게 다치지 않았다. 지루할 만큼 눈과의 전쟁을 벌이다 보니 삿갓재 대피소였다. 미리 내려온 은창이가 보글보글 오뎅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바짝 얼었던 몸이 따끈한 국물에 후끈 녹았다. 홍언니가 싸온 찰밥에 오뎅국물 꿀맛 점심을 즐겼다. 조금후 도착한 변고문님 일행은 덕유산 아름다운 눈꽃 사진에 많이 담으셨다고 했다. 동 틀 무렵 나도야님이 담아주신 사진 몇 컷 외엔 줄 곧 아름다운 풍경을 눈 속에만 담아 오는것이 못내 아쉬워 기분까지 다운되려 하고 있었다. 마음 한가득 아쉬워 하는걸 눈치채신 변고문님이 하산길에 멋진 장면만 나타나면 열심히 셔터를 눌러주셨다. 자 저기서 봐~OK~싸인까지..짧은 한 마디도 정스럽게 다가왔다.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엔 다리에도 팔에도 기운이 모두 빠져 내렸다. 눈길이라 체력 소모 두배, 지치는 정도도 두배였다. 딱 거기서 멈추고 싶은 순간을 맞이했지만 멈출수도 없는 상황..변고문님은 힘 나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용기를 주셨다. 한 발 한 발 옮기는것도 숨이 끊어질듯 하고 급기야 목에서도 쌕쌕 소리가 났고 정말 힘들었다. 그때 부터 반대쪽에서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았다. 좁은 외길에서 사람들과 교차할때 마다 정체되는 사태까지 났다. 조금의 양보도 없는 사람들..모두 다 갈 길이 바빠서라지만 산에서도 예의를 지켜주면 좋을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길 옆에 하얀 눈 밭위엔 러브스토리를 재연하는 커플도 보였다. 그들도 멋진 눈 추억과 더불어 아름다운 사랑을 엮어가겠지.. 한참 정신없이 걷다 보니 아이젠 속으로 눈이 가득 박혀 발이 더 무거웠다. 또 한차례 휴식타임에 간식을 나누며 고된 마음을 다스렸다. 시간도 많이 지체된 상태..당초 계획도 "급수정" 되었다. 곤돌라 타고 하산하기로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얼른 하산길을 재촉하며 내려오는 길... 산 위에서 저 멀리 개미만 하게 주차장에 있는 차가 보였다. 힘 다 빠진 다리 팔을 마지막 사력을 다해 운전했다. 그때 맑은 계곡물이 반겼다. 하루종일 묵묵히 운전해 준 불타던 발을 시원한 계곡에 담그니 그렇게 좋아했다. 발은 시려왔지만 발 피곤이 모두 도망가는것 같았다. 그런데 뒤에 따라 오시던 변고문님 손에 내 손수건이 들려 있었다. 벌써 세번째 내가 흘린 물건을 챙겨오신것이다. 아이젠, 장갑, 손수건...어젯밤 잠 한 숨 못자고 눈과의 긴 사투로 정신이 반쯤 빠진 상태였다.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아무생각 없고 거의 정신상태는 정지상태에 있는데 역시 최고 어른이신 변고문님은 다르셨다. 끝까지 힘 내라며 용기를 주시고 강한 정신력을 일깨워 주셨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주차장까지 왔다. 선두대장님이 고생했다며 격려 해주시는데 어찌나 눈물이 핑 돌던지... 새벽 3시 30분 산을 오르기 시작 5시에 하산 ..13시간 이상의 긴 종주였다. 하얗게 시린 눈 밭 한 없이, 후회 없이 밟아 보았고 수정처럼 아름다운 눈꽃 마음에도 카메라에도 가득 담아왔다. 이렇게 많은 눈은 강원도 산골에서 어린시절에 보고 처음 보는 큰 눈이었다. 지난 폭염때 힘겨운 종주보다, 지난 칼바람 종주 보다 더 길고 고된 종주였다. 고생이 진했던 만큼 앞으로 화제거리도 참 많을것 같다.몇년전 덕유산 환상적인 눈꽃에 반한 이후로 오늘 맛본 새로운 눈꽃세상 추억 너무 진해서 오래 남을 것 같다. 처음으로 백두대간 종주에 참가한 돌이팀 정순언니, 황병규씨, 순자 언니도 참 많이 버거우셨을텐데 정신력으로 극복해 내는 그 마음에 나도 마음 짠했다. 지금은 13시간 이상 배낭 맸던 어깨가 빠질듯 하고 엉덩이 허벅지, 팔뚝, 허리, 온 전신에 닭알들이 골고루 굴러 다녀 움직일때 마다 아구구 소리가 거의 비명에 가깝다. 오늘 새벽 수영은 쉬고 싶었는데 뭉친 근육 풀어줘야 한다해서 수영까지 했는데 지금까지 사경(?)을 헤메고 있다. 그래도 후기 쓴다고 자판을 두들이고 앉아 있는 내가 대견해 기특하다 박수를 보내며 콧날 시큰 매워 훌쩍 거린다. 훗날 후기와 사진이 오늘을 말해 줄테니... 잊지못할 눈꽃 종주.. "다음"은 아직 생각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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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미니홈피 응원댓글 | ||||
솔바람 : 향기님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박수를 보냅니다..^^ (2007-12-17) | ||||
초원의향기 : 솔바람님 응원과 박수 보내주셔서 저 힘 팡팡 내서 성공하고 왔어요^^ 고맙습니다~^^ (2007-12-17) | ||||
sim♥ : ㅠ.ㅠ 초원님~제 코끝이 시큰해온거 보이나요~감동 스토리 보물덩어리 종주글에 눈물없인 못보겠군요~긴 시간 눈과의 사투끝에 감동~,눈꽃세상에 감동~정말 대견 기특이여요~ (2007-12-18) | ||||
sim♥ : 초원님~조개속에서 진주가 커 가듯...종주 글 하나 하나 실려 책 한권으로 엮어져 초원님 품에 이 순간순간이 안겨질 날엔 이 보물글들 정말 눈물없인 못볼테죠~아무나 못하는 소중함^ (2007-12-18) | ||||
sim♥ : 몸 곳곳에 박혀있는 닭알들 언제나 풀릴텐가... 어그적 거리며 걷는 초원님 모습도 떠올라 미소보낼게요~닭알 한개 심이한테 주세요~한알 덜어주고 싶어서요~^^ (2007-12-18) | ||||
풀꽃향기♣ : 아이구~ 그렇게 힘든 종주였군요?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종주에 성공 하셨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저두 박수 보내요^^ 닭알은 저도 좋아해요^^ (2007-12-18) | ||||
초원의향기 : 후기 베스트 샐러가 될것 같다는 심이님 말씀에 또 콧날이 시큰하네요^^ 이젠 닭알들도 서서히 도망가고 있어요..심이님 풀꽃님 늘 관심과 응원에 초원이 힘을 내요^^ 감사해요^^ (2007-12-18) | ||||
설우 : 이번 백두대간 산행도 아주 힘든 고생의 연속이었군요. 엄청 피로한 상태에서 후기를 작성하는 정신력이 놀랍습니다 ^ ^ (2007-12-20) | ||||
초원의향기 : 힘든 고비때 마다 힘 내라 용기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셔서 고된 종주를 마칠 수 있었어요^^~후기 남기는 것도 그 시간 지나면 못할것 같아 남기려 애씁니다..고맙습니다^^설우님 (2007-12-20) | ||||
별天地 : 백두대간을 종주하시다니 정말 저까지 마음이 뿌듯하군요 ,, 글고 선구자 이곡은 또 여기에 어쩜 잘 어울리는지 ,, ㅋ ,, ~ (2007-12-21) | ||||
초원의향기 : 별천지님 응원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선구자 좋아하는 곡인데 잘 어울리나요^^? (2007-12-22) | ||||
별天地 : 그럼요 ,, 이곡은 듣다보면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듯한 생각이 들어요 ,, 아마 님처럼 호랑이 등줄기의 산 정상에서 아래를 굽어보면 그런 감동을 느낄수 있으리라 봅니다 , (2007-12-22) | ||||
초원의향기 : 네~별천지님 말씀 고맙습니다^^~ (2007-12-24) |
산악회 응원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