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간 산[감동산행기,삼성산에서 정유년 새해맞이를 하다]
월간 산 3월호<삼성산 싱싱돌이 이야기~>
월간 산 이번호에 즐겨찾는 관악산 삼성산을 집중조명 했네ᆢ와 반가워라♡ 가수 김세환씨 이야기도 있고 볼거리, 읽을거리 풍성하다.
[삼성산에서 정유년 새해맞이를 하다-전옥자]
1월 1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눈곱 떼고 반짝반짝 랜턴 밝히고 삼성산에 올랐다. 오늘은 전국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일기예보를 믿었고 새해 일출을 볼 수 있겠다는 희망도 100%였다.
산 초입부터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산길은 살짝 얼어 있어서 여기서 꽝 저기서 꽝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발밑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등산용 스틱을 잡느라 어찌나 힘을 주고 걸었던지 어깨도 뻐근했다.
평소 삼성산을 자주 올라 등산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지인이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그런데 쉬운 코스를 놔두고 하필이면 위험한 바위코스로 안내하는 게 아닌가. 전날 수영장에서 넘어진터라 온몸이 쑤시고 결려서 바위를 딛는 다리가 달달 떨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바위 틈을 간신히 통과할 때 뒤에서 엄청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멘 배낭이 바위틈에 걸려 지퍼가 열리면서 배낭 속 물건이 뒷사람 머리에 우르르 떨어진 것이다. 뒷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배낭에 내 물건을 담아 바위를 통과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다시 내려가 물건을 주워오겠다고 하자 그때서야 뒷사람은 자기 배낭에서 내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놓으면서 정말 죽을뻔 했다며 ‘6.25전쟁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며 박장대소했다.
땅에 떨어진 보온병은 뚜껑이 어디로 떨어져 나가고 선글라스도 한쪽 렌즈가 떨어져 나가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매번 산행준비는 누구보다 꼼꼼히 하는데 이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실수를 만회하고자 빠른 걸음으로 1시간 30분만에 국기봉에 도착했다. 국기봉에 휘날리는 태극기도 오랜만에 보니 더 반가웠다. 정상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각자 명당자리에 앉아 동쪽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간절했다.
해가 뜨는 시간은 훨씬 지났는데 사방에 안개가 자욱하고 온통 회색빛이다. 그 순간 지인들 휴대폰엔 톡 울림이 가득했다. 어제 동해로 일출여행 떠난 분들이 붉은일출 사진을 전송해 온 것이다. 우리는 아쉬운 대로 그 일출사진으로 삼성산에서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삼막사로 갔다.
삼막사에 당도하니 절 지킴이 백구도 여전히 우리를 반겨주고 쭉쭉 뻗은 나무는 보기만 해도 마음 편안해졌다. 절에서는 새해 첫날이라고 맛있는 김치떡국을 대접했다.
떡국을 맛있게 먹는데 봉사하시는 분이 “공주님은 어디서 넘어져서 이렇게 옷이 엉망이 되셨어요?‘한다. 그제서야 내 꼴을 보니 엉덩이가 볼만했다. 올라갈 때 이리저리 넘어진 덕분에 엉덩이 양쪽이 흙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떡국에 커피까지 마시고 대웅전 앞에서 마음 내려놓고 있는데 힘나는 톡이 날아든다.
‘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예나 지금이나 어쩜 이리 안변했을까 싶을정도로 똑같이 느껴지는 언니. 그래서 더 좋은 옥자언니. 올 한해 꿀 뚝뚝 떨어지는 사랑도 하고 건강도 잘 챙기고 좋은글 많이 써서 해피바이러스 듬뿍 전파하고 곳간이 차고 넘쳐 이웃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주시길. 전옥자 파이팅!’
다사다난했던 고단한 새해 기대와 소망을 2017년 첫 태양에 담고 싶었다. 일출 소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각자 마음에서 피어나는 소박한 소원이 다 이뤄지길 함께 빌었다.
내 마음 같은 이 시를 읽으며 닭띠해를 출발한다. "복도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나는 사람마다 복을 주는 마음이 봄날 흘러가는 시냇물 같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참 행복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만나는 사람마다 꺼내줄 복, 지금처럼 1년 내내 복을 주는 사람 그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습니다."-윤보영 작가의 ‘커피도 가끔은 사랑이 된다’중에서-
<홍*심>
잘 읽었던 글인데 월간지 '산' 에 실린 글이 더욱 더 뽀대ㅎ가 납니다~ 잘 쓰셨어요~ 좋은생각<생활문예 대상>에 응모한 그 후로 초원님 글을 더~~~맛있게 냠냠거리게 되더라니깐요~
<구*선>읽었던 글인데 다시 읽어도 멋져요. 영심이 뽀대난다는 말에 공감이에요. 길게 쓸 수 있다는 거 넘 부러워요.
<이*희>
월간 산 구독자들이 이젠 누님 글만 기다리고 있을 거 같은...짧은 산행을 순간 순간 디테일하게 표현하시다니 참 대단하셔요.